NC 4·5번서 타선 이끌어
테임즈, 홈런 3위 공격력에 도루까지 5위
이호준, 타점 1위·타격 4위 세월 잊은 활약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프로야구 NC의 에릭 테임즈(28)와 이호준(39)은 개성이 뚜렷하다. 긴 수염과 터질듯한 근육은 테임즈의 트레이드마크. 익살스러운 표정에 장난기도 많아 동료 사이에 인기가 좋다. 맏형 이호준은 걸죽한 입담으로 더그아웃 분위기를 주도한다. 이호준은 올 시즌 활약을 칭찬하자 "타점 1위도 하고 제가 잘하니까 조금 어색한가요?"라고 반문해 웃음을 자아냈다.
두 선수의 야구실력은 더 돋보인다. 테임즈는 12일까지 서른세 경기 타율 0.333 11홈런 33타점 30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과 타점은 리그 전체 단독 3위, 득점은 박병호(28ㆍ넥센)와 함께 공동 3위다. 팀의 4번 타자로 장타율도 0.733(전체 2위)를 기록했다.
그가 유난히 돋보이는 이유는 '1번 타자 같은 4번 타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타격감이 나쁠 때는 공을 오래 보면서 볼넷을 잘 얻어낸다. 볼넷을 스물아홉 개 얻어 최준석(32ㆍ롯데ㆍ33개)에 이어 2위다.
여기에 기동성까지 갖췄다. 출루율 0.482로 1위, 도루도 아홉 개(10개 시도 1개 실패)나 성공해 5위에 올랐다. 지난 시즌 도루는 열한 개였다. 뛰는 야구에 재미가 붙었다. 그는 "체격이 크지만 느리지 않다. 평소에 잘 달리기 위해 근력과 유연성 훈련을 많이 한다"며 "올해 도루를 스무 개 이상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 뒤에 타점 1위 이호준이 있어 든든하다. 득점기회를 만드는 것도 내 역할"이라고 했다.
이호준은 시즌 초반 6번 타순에서 타율 0.480 2홈런 13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더니 5번 타순에서 와서도 타율 0.315 6홈런 25타점으로 활약이 여전하다. 타율 0.351 8홈런 38타점 12득점. 타격 4위, 홈런 공동 7위에 타점은 전체 1위다. 양상문 LG 감독(53)은 12일 잠실 경기를 앞두고 NC 더그아웃을 지나다 만난 이호준에 "오, (이)호준이~ 제일 무서운 사람"이라고 농담 아닌 농담을 하기도 했다.
이호준은 경기장에서 느슨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2013시즌 SK에서 NC로 이적한 뒤에는 수비를 하지 않고 방망이에만 집중하고 있어 더 그렇다. 그는 "다른 동료들은 수비를 하면서도 죽어라 뛰는데 나도 열심히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경기 시작 전 가장 먼저 그라운드에 나가 타격훈련을 한다. 그리고 유니폼은 늘 스타킹 부분을 무릎까지 올려 입는다. 경기장에서 상대 선수들과 팬들에게 다부진 모습을 보이고 싶기 때문이다. 이호준은 "(스타킹을) 내려 입으면 내 자신이 약간 풀어진 듯한 느낌을 받는다. 올려 신어야 좀 더 편하고 날렵하게 보이는 것 같다"고 했다.
테임즈와 이호준은 12일 LG와의 경기가 비로 취소돼 한숨을 돌렸다. NC는 13일 LG를 상대로 4연승에 도전한다. 두 선수가 상대해야 할 LG 선발투수는 올 시즌 여덟 경기에서 3승 3패 평균자책점 3.40을 올린 헨리 소사(29)다. 테임즈는 올 시즌 LG와의 세 차례 경기에서 타율 0.300 1홈런 1타점을, 이호준은 LG와의 두 경기에서 타율 0.286 홈런 없이 3타점을 올렸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