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지 못하겠다."
지난해 모 기업에서 판매한 백수오 추출물 건강식품을 복용한 지인이 환불을 요구하겠다며 내뱉은 말이다. 그는 한국소비자원이 내츄럴엔도텍에 대해 '가짜 백수오' 의혹을 제기할 당시에도 자신이 복용한 제품에 대해서는 혈액순환을 개선시키고 빈혈에 효능을 발휘했다며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내츄럴엔도텍의 땜질식 대응을 보면서 모든 백수오 제품에 대한 불신이 생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소비자원의 문제 제기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발표, 검찰 수사 과정에서 내츄럴엔도텍이 '거짓말'로 일관하면서 회사는 물론 백수오 산업 전체를 위기에 빠트리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달 22일 소비자원이 내츄럴엔도텍 백수오 제품에 이엽우피소 성분이 검출됐다고 발표하자 "혼입은 있을 수 없다"며 소송을 불사하더니 30일 식약처 발표 후 사과문에서는 "창고에 혼입된 것은 이미 압수 밀봉된 상태이며 그 이전 제품에는 이엽우피소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더니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2차 사과문을 내고 "모든 원재료를 소각, 폐기하겠다"며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그런 와중에 지난 8일 검찰이 충북 청주 물류공장의 백수오 원료를 압류하는 과정에서 일부 '중국산'이라고 적힌 포대를 찾아내 혼입 경위에 대한 수사에 들어가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내츄럴엔도텍 관계자는 "미국, 태국 등 해외 수출용 제품에는 중국산 원료를 썼다"며 "국내 유통 제품에는 해당 원료를 쓰지 않았다"고 항변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고 있다"며 내츄럴엔도텍의 처사에 실소를 금치 못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산 재료를 들키지 않기 위해 원료를 소각한다고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8일 연속 하한가 행진을 벌이고 있는 회사 주가는 반등을 기약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쇼핑가 '최대 히트' 상품의 허망한 추락이 안타까울 뿐이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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