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신혼부부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지은 지 채 10년이 안 된 집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신혼부부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건축된 지 10년 이하 주택에 사는 비중이 전체의 47.3%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일반가구의 10년 이하 주택 거주비중인 26.2%에 비해 두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신혼부부의 경우 새집 선호 경향이 뚜렷하다고 국토부는 분석했다.
10년 초과 20년 이하 주택에 사는 신혼부부는 38%, 20년 초과 주택에 사는 부부는 14.7% 수준으로 파악됐다. 일반가구의 경우 각각의 비중이 35.6%, 38.2%였다. 신혼부부의 주거실태와 관련해 정부가 따로 조사대상을 분류해 설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토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갤럽과 함께 전국에 있는 혼인 1~5년차 2677가구를 대상으로 일대일 대면면접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에서 '내 집을 꼭 마련해야 한다'고 답한 비중은 84.7%로 일반가구(79.1%)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낮을수록, 자녀가 있는 가구일수록 주택보유의식이 더 높았다.
이 같은 결과는 앞서 지난달 발표된 일반가구의 주택보유의식과는 다소 상반된 내용으로 풀이된다. 일반가구의 경우 가구주의 연령대별 주택보유의식을 보면 40세 미만에서는 73.3%로 평균치보다 낮았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내집마련 의지가 높았다.
김남정 LH 토지주택연구원 박사는 이에 대해 "일반가구 주거실태 조사에서는 1인가구 등 결혼하지 않았거나 결혼을 염두에 두지 않는 가구가 상당수 포함돼 있다"며 "신혼부부의 경우 자녀 등 부양가족이 있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내집을 갖겠다는 의식이 높은 수준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신혼부부의 자가비율은 29.4%로 일반가구의 자가비율(53.6%)보다 크게 낮았다. 임차가구 가운데 전세가 77.5%로 대부분이었으며 보증부 월세가 21.9%로 나타났다. 전세나 월세 등 임차로 사는 신혼부부가 예상하는 내집마련에 평균 8년9개월 정도로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수도권이 10년, 비수도권이 7년3개월이었다.
신혼부부 가운데 맞벌이 가구는 37.2%였으며 맞벌이를 하는 이유는 주택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답한 비중이 41.2%로 가장 많았다. 외벌이를 하는 이유는 부부 가운데 한명이 육아ㆍ보육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답한 부부가 81.5%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신혼부부가 집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직장과의 거리였다. 절반 가까운 47.6%로 가장 비중이 컸다. 이밖에 주거환경(26.6%), 부모집과의 거리(17.7%)였다. 부모집과의 거리를 답한 신혼부부 가운데 친정집과의 거리(43.3%)가 시집(39.3%)보다 다소 높았다.
주택자금을 마련할 때 부부자금과 금융기관 대출ㆍ융자를 이용한 가구가 35.5%로 가장 많았다. 부부자금만으로 집을 마련한 곳은 21.8%, 부모나 친인척의 상속을 받은 가구는 13.8%로 파악됐다.
신혼부부 가구의 연간 총소득은 4339만원(세전 기준)이었으며 월 지출액은 저축을 포함해 평균 265만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절반이 넘는 57.2%가 대출이나 융자를 받았으며 대부분이 주택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다. 신혼부부 가운데 27.1%는 대출상환이 부담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실제 대출을 받은 신혼부부 가구의 상환액은 월 평균 70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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