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와 정부 올해 5월 환급을 위해 보완책 조정에 고심
-하지만 세법 '풍선효과'…면세자와 세수 결손 확대 우려
-핵심 쟁점 되는 총급여 5500만원~7000만원 구간 세부담 해소
-여야 정부 합의되고 있는 부양가족 요건 환원도 면세자·세수 중요
[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오는 5월부터 올해 연말정산 환급금을 돌려주기로 약속한 정부와 여야는 기한 내 최대한 부작용을 줄이는 방안을 골몰하고 있다. 하지만 조세제도의 특성상 한 곳을 보완하면 다른 곳이 문제가 생기는 '풍선효과'로 인해 논의는 진통을 겪고 있다. 특히 면세자와 세수 결손 확대는 가장 큰 우려 대상이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연말정산 보완책은 조세 제도의 안정성을 해쳤다는 것과 더불어 면세자 비중과 세수 결손을 늘린 결과를 가져왔다. 그동안 정부는 소득세 과세기반을 확대하겠다며 면세자 비율을 낮춰왔다. 지난 2013년 세법개정안의 취지도 과세기반 확충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2013년 말 소득세법 개정으로 인해 면세자 비율은 2배로 늘었다. 변경 전 23.7%의 면세자 비율은 45.7%로 껑충 뛰었다. 더군다나 정부가 올해 연말정산에 대한 환급을 하겠다고 나서면서 보완조치로 인해 면세자 비율은 48%까지 올라갈 예정이다. 국민의 약 절반이 세금을 안내게 되는 것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회재정부 장관은 "면세자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다"며 "5500만원 미만 세부담을 구제해주기 위한 다른 수단이 마땅치 않았다"고 토로했다.
세수 결손도 문제다. 연말정산 보완대책으로 정부는 4227억원 수준의 세금을 더 쓰게 됐다. 정부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세수결손을 냈고 그 규모가 22조1000억원에 이른다. 올해도 세수 결손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약 4000억원의 세금이 또 펑크가 나는 것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의원들도 이 부분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정희수 기재위 위원장이 나서서 해결책을 모색해보라고 지시했을 정도다. 여야 의원들은 최대한 조세제도에 대한 부작용이 없도록 보완책을 조정하면서 면세자와 세수 결손도 유념해서 보고 있다.
특히 현재 협상의 쟁점이 되고 있는 총급여 5500만원~7000만원 구간의 세부담 해소도 면세자와 세수 결손이 걸림돌이다. 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조치가 면세자와 세수 결손 문제로 '풍선 효과'를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기획재정부가 추가 보완조치로 제시한 연금저축 세액공제율 인상 구간 확대는 면세자와 세수 결손 부분에서는 부담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총급여 5500만∼7000만원 구간의 연금저축 세액공제율을 15%로 추가 인상하는 방안으로 약 398억원의 세금이 더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면세자 비율엔 큰 영향은 없다.
반면 기재부가 또다른 대안책으로 제시한 총급여 5500만원~7000만원 근로소득세액공제 한도 확대는 추가 세수 결손이 약 333억원으로 비슷하지만, 면세자 확대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총급여 5500만원~7000만원 구간을 5500만원 이하와 같이 한도를 현행 63만원에서 66만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추가로 내놨다.
연금저축 세액공제율을 건드리지 않고 총급여 5500만원 이하의 근로소득공제 한도를 조정할 경우는 세수 펑크가 상당했다. 총급여 5500만원 이하 연금저축 공제율을 현행처럼 12%로 유지한 채 근로소득세액공제 한도 확대로 이것을 보완하면, 추가 세수 감소가 약 4000억원에 달했다. 면세자 비중은 5%포인트나 늘어난다.
여야와 정부가 합의점에 도달하고 있는 부양가족 요건 환원은 근로소득공제율을 건드릴 경우 과세미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부양가족 요건 환원의 경우 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총급여액 500만원 이하 구간에 대한 근로소득공제율을 현행 70%에서 80%로 상향조정해 문제점을 해결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할 경우 과세미달자 비율이 확대돼 면세자 비중이 커지게 된다. 이에 따라 여야와 정부는 현 세법으로 '연 소득금액 100만원이하(현 세법상 총급여기준 334만원이하)'로만 규정돼 있는 피부양가족 요건에 '총급여 기준 500만원이하'를 신설하는 방향의 요건 완화로 방향을 잡고 있다.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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