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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로가 뭐길래' 국제협약까지 나오는 조현아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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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로가 뭐길래' 국제협약까지 나오는 조현아 재판 조현아. 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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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변경죄 적용 두고 검찰·변호인 법리 공방 치열
-조현아 실형 판가름하는 핵심쟁점· 서로 확대·축소 해석 주장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인플라이트(IN FLIGHT:운항 중)개념은 탑승 후 모든 문이 닫혔을 때부터 문이 열리는 순간까지로, 각 국가 항공보안법 기준입법은 1963년 헤이그 협약에 기초하여…"(검찰)


"항공기의 운행 과정은 6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사건이 일어난 계류장은 공항시설로 봐야하고, 1심 판단은 죄형법정주의에 반하기때문에…"(변호인)

'땅콩 회항' 재판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국내 최초로 적용된 '항로변경죄'에 대한 검찰과 변호인들의 법리싸움이다. 20일 열린 땅콩회항 항소심 재판에서도 양측은 조현아 전 부사장의 실형 유무를 가르는 항로변경죄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운항중인 항공기의 항로를 변경하게 하여 정상 운항을 방해한 사람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1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유는 53자의 항공기 '항로변경죄'가 인정됐기 때문이다. 공소 사실 중 가장 중요하고 형벌이 무거운 죄목인 만큼 검찰·변호인 모두 이 부분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쟁점은 조 전 부사장이 '항로'를 변경한 것이 맞는가다.


조 전부사장 변호인 측은 사건이 일어난 지상의 계류장이 '항로'가 아니며 검찰이 하늘의 '항공로'를 넓게 해석해 무리한 법 적용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변호인 측은 사건이 일어난 장소 계류장이 항공법에서 규정한 '공항시설'이라며 공항시설은 항로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건이 발생했던 때는 "항공기가 엔진을 끄고 토잉카의 견인을 받아 유도로를 이동하는 '푸시백' 상태에서 벌어진 것"이라며 특별한 경로가 없는 만큼 항로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검찰은 항공보안법 관련 국제협약에서 규정하는 운항과 항로의 개념을 설명하며 변호인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검찰은 "항로의 정의는 항공법에도 규정돼 있지 않다"며 "항로 변경의 의미는 이행 입법으로서 국제협약을 참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국내법이 주로 일본법을 참조했는데 일본의 침로(針路)는 항공기가 운행하는 코스 진행방향을 가르킬 뿐 항공로의 개념과는 다르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항공기 내의 범죄에 대한 내용을 담은 도쿄 협약·몬트리올 협약등의 입법연원을 상세히 밝힌 뒤 "국제 조약에서 항공기 운항은 지상과 공중의 공간적인 개념을 구별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지상에서 일어난 이번 사건도 항로변경죄의 적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법조문 해석이 쟁점인 만큼 양측은 서로 법조문을 확대·축소 해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형벌 법규는 불리한 방향으로 유추해석하거나 확장해석해서는 안된다는 이른바 죄형법정주의에 관한 것이다.


검찰은 통상적인 문헌을 벗어나 체계적인 해석이 가능하다고 밝힌 반면 변호인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경우가 아닌 한 문헌 해석은 엄격해야 하며 해석 시 함부로 사전적 의미를 뛰어 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회항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검찰과 변호인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검찰은 10미터만 이동해도 충돌의 위험이 있다는 해당 공항의 진술을 들어 3분간 정체한 것이 상당한 위험임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변호인 측은 빈번하게 램프리턴(회항)이 이뤄지는 점·이동 거리가 짧은 점을 들어 상당한 위험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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