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개발, 전기 자동차 등에 응용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10배 빠르게 충전하고 2배 용량이 큰 초고용량 축전지가 개발됐다.
국내 연구팀이 2차원 나노물질의 구조와 조성을 제어해 기존의 배터리보다 10배 이상 빠르면서 2배 이상 용량이 큰 초고용량 축전지(슈퍼커패시터)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전기자동차와 스마트그리드 등 차세대 에너지산업에 직접 활용되는 초고용량 슈퍼커패시터용 신소재 개발에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슈퍼커패시터(Supercapacitor)는 차세대 에너지 저장장치를 말한다.
슈퍼커패시터의 일종인 전기이중층커패시터는 리튬이온배터리와는 달리 높은 출력, 빠른 충·방전 속도와 반영구적인 수명 등 장점이 많다. 반면 낮은 에너지밀도로 응용적인 면에서 한계가 있다. 전기이중층커패시터는 전극 표면에서 정전기적인 인력에 의해 이온을 흡·탈착시키면서 수초 내에 에너지를 저장·방출하는 슈퍼커패시터의 일종이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전극 표면과 내부 전체적으로 전기화학적 산화·환원 반응이 발생하면서 전하를 저장·방출하는 에너지 저장장치를 일컫는다. 최근 슈퍼커패시터용 고용량 전극 신물질 개발로 에너지 밀도를 높이려는 연구가 미국 등 기술 선도국가를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배터리 소재로 연구된 층상 화합물에 나노기술을 접목해 이온 확산과 전하 이동을 촉진시켰다. 배터리의 에너지저장 동작원리와 다르게 작동하는 고출력·고용량의 슈퍼커패시터의 움직임을 처음으로 관찰했다. 차세대 슈퍼커패시터용 전극 물질로 각광 받고 있는 그래핀보다 2배 이상의 용량을 보였다.
층상(bulk layered) 화합물은 소재 내부로 이온이 확산하면서 층간 삽입에 의해 에너지를 저장하는 화합물로서 배터리의 전극 소재로 주로 활용된다.
연구팀은 흑연을 단일층으로 벗겨내 그래핀을 얻듯이 전이금속과 황으로 이뤄진 층상 무기화합물을 화학적 박리법을 통해 2차원 나노시트로 얻었다. 이어 마치 벽돌을 쌓아서 집을 짓듯이 시트 한 장, 한 장을 다시 쌓음으로써 2차원 나노시트 골격으로 이뤄진 3차원 구조체를 합성했다.
이런 나노구조화를 통해 전기화학적으로 반응하는 2차원 나노시트가 서로 겹치지 않게 단일 장으로 표면을 노출시킴으로써 이온 확산과 전하 이동을 촉진시켜 효율을 높였다. 기존의 슈퍼커패시터 전극 물질에 비해 용량이 2배 이상 이었고 층상 화합물 배터리의 느린 전기화학적 거동을 빠른 슈퍼커패시터 움직임으로 전환시킴으로써 10배 이상 빠르게 충·방전할 수 있다.
박호석 성균관대 교수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나노분야 학술지인 'Nano Letters' 3월 3일자(논문명 : Unveiling Surface Redox Charge Storage of Interacting Two-Dimensional Heteronanosheets in Hierarchical Architectures)에 실렸다.
박호석 교수는 "2차원 나노소재를 이용해 슈퍼커패시터용 신소재를 처음으로 개발하고 분자수준에서 2차원 나노소재의 전하저장 과정을 규명한 첫 번째 연구결과"라며 "앞으로 실험과 계산을 병행한 체계적인 접근으로 2차원 나노물질 기반의 신소재 발굴과 고용량 슈퍼커패시터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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