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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자금지원 없으면 9일 IMF자금 상환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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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재무장관 "14일 공무원 월급 지급이 우선"…디폴트 임박 시인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그리스가 오는 9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에 갚아야 할 4억5800만유로를 상환하지 못할 수 있다며 사실상 9일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을 인정했다. 지난 1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차관 전화회의에서는 그리스 정부 관계자들이 1주일 안에 파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일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에 따르면 니코스 보우치스 그리스 내무장관은 독일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9일 IMF에 갚아야 할 자금을 상환하지 못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리스 정부는 9일 IMF에 자금 상환 후 14일에는 공무원 월급과 연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보우치스 장관은 정부가 공무원 월급 지급에 우선순위를 두기로 했다고 밝혔다. 14일 공무원 월급을 지급하려면 불가피하게 9일 IMF 자금을 갚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는 "그리스에 돈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우리는 공무원들의 월급과 연금을 먼저 지급하고 해외 채권단에 양해를 구할 것"이라며 "우리는 IMF에 자금을 제 때 상환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의 또 다른 정부 관계자도 "우리는 좌파 정부라며 IMF에 대한 디폴트와 그리스 국민들에 대한 디폴트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이는 고민할 필요도 없는 문제"라며 공무원 월급 지급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 1일 유로존 재무차관 전화회의에서도 그리스 정부 관계자들이 디폴트 위험을 언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됐다. 보도에 따르면 그리스 대표단은 회의 중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이 꼬인다면 그리스가 1주일 안에 파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재무부는 관련 발언을 단호하게 부인했지만 보우치스 장관의 발언을 감안하면 1일 회의에서 실제 디폴트 발언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는 1일 올해 60억유로 세수 확충을 목표로 한 새로운 구조개혁안을 유로존 채권단에 제출했다. 1일 재무차관 전화회의는 이날 제출된 새 구조개혁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유로존 관계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개혁안이 충분치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다음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가 열리는 오는 24일 이전에는 구제금융 지원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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