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유화사 최초 중동지역 합작 프로젝트 가동
에탄가스 기반 공정…나프타 에틸렌 대비 1/3 원가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한화케미칼은 사우디아라비아의 IPC(International Polymers Co.)가 시범생산을 마치고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돌입했다고 2일 밝혔다. IPC는 한화케미칼과 사우디의 민간 석유화학사인 시프켐이 총 8억 달러를 투자해 합작한 회사다. 한화케미칼은 국내 유화사 중 최초로 중동지역에 진출했다.
IPC는 원유를 기초로 한 나프타 기반이 아니라 에탄가스 기반의 에틸렌을 원료로 하고 있어 원가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화케미칼측은 설명했다. 현재 나프타 기반의 에틸렌 국제가격은 올 2월 기준 950달러인 반면 에탄가스 기반의 에틸렌은 300달러 이하다. 최소 1/3 이상의 원가절감이 가능한 것이다.
IPC는 연간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와 저밀도폴리에틸렌(LDPE) 20만t을 병행생산할 계획이다. 이 중 EVA 비중은 15만t으로 울산과 여수공장의 16만t을 합하면 31만t 규모를 연간 생산하게 된다. 엑손모빌(26만t)을 제치고 듀폰(40만t)에 이어 EVA 생산규모 세계 2위에 올라서게 되는 것이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이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는 태양전지 필름, 핫멜트(접착제) 등 고부가가치의 고함량 EVA 제품 생산을 늘리고 사우디에서는 높은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신발용 EVA 등 범용 제품 생산에 주력하는 이원화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진두지휘했던 이라크 비스야마 신도시 프로젝트 등 그룹차원에서 중동지역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다. 김창범 한화케미칼 대표는 지난 3월 사우디를 방문, 시프켐사의 최대주주인 자밀(Zamil)그룹의 압둘아지즈 알 자밀 회장과 사우디 상공회의소 압둘라만 알 자밀 의장을 만나 포괄적 업무협조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김 대표는 "다수의 글로벌 석유화학업체들은 산유국에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IPC의 상업생산으로 한화그룹의 유화산업이 글로벌 리딩업체들과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하는 첫 시발점이 될 것" 이라고 밝혔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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