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보장 높여 공무원연금 형평성 맞춰야"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정부와 여당이 진정으로 국민들의 노후를 걱정하고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간 형평성을 고려한다면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수준으로 낮출 게 아니라 국민연금의 보장 수준을 끌어올려 공무원연금과 형평을 맞춰야 합니다."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에 참여중인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와 함께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김 의원은 공무원연금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 전체를 아우르는 공적노후소득보장제도의 적정 소득대체율을 50%로 제시했다. 이같은 그의 주장은 공무원연금 개혁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의 수급액을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소득대체율은 40년 가입자를 기준으로 가입기간 평균소득 대비 받는 연금의 비율을 뜻한다. 따라서 40년간 평균 소득이 200만원인 사람의 경우 소득대체율이 50%라면 100만원을 공적연금으로 받을 수 있다. 올해를 기준으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40년간 납입했을 경우 46.5%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현행 제도는 2028년이 되면 소득대체율은 40%로 떨어지도록 설계되어 있다. 국민연금의 기금 고갈 등을 막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 하지만 김 의원의 주장은 소득대체율을 45%로 유지하면서 기초연금 5%를 보태 공적연금의 소득대체율 50%선을 유지하자는 것이다. 그는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 40%는 너무 낮다"며 "50%수준도 지켜주지 못한다면 제도가 있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그의 주장은 즉시 여당으로부터 강력한 반발에 직면했다.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은 "야당측이 소득대체율 문제를 들고 나오고, 연금개혁도 공적연금 전반으로 확대하자는 주장을 하고 나선 것은 걱정스러운 부분"이라며 "일방적으로 요구조건을 제시해 논의의 초점을 흐리게 한다면 공무원 연금 개혁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의 주장은 겉보기에는 국민연금에 관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공무원연금개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김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무원연금개혁 역시 공적연금개혁 안에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공무원연금 역시 소득대체율 50%를 목표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현재 기초연금을 받지 못하는 공무원 역시 기초연금 수급자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이 외에도 퇴직금이나 별도의 추가분을 지급해도 국민들은 동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모두 공적연금으로 소득대체율 50%라는 목표치를 맞추되 제도상의 차이가 있는 만큼 보완장치를 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김 의원은 공무원연금개혁 과정에서 정부ㆍ여당과 공무원단체 사이에 끼어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 의원은 재정절감을 목표로 하는 정부ㆍ여당의 입장에 대해서도 공감하면서도 적정한 노후소득이 보장되는 연금개혁이 되어야 한다는 공무원단체의 입장도 옳다고 밝혀왔기 때문이다. 실제 공무원연금 논의과정에서도 김 의원은 정부ㆍ여당과도 차별성을 보이면서도 공무원단체쪽과도 다른 입장을 취해왔다. 가령 적정 소득대체율만 하더라도 김 의원은 50%를 제안했지만 공무원단체들은 60%를 주장하는 식이다. 이 때문에 김 의원이 공무원연금 개혁의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공무원연금 개혁이 어떠한 형태로 종료되더라도 김 의원은 또 다른 연금개혁 숙제를 안고 있다. 국민연금 개혁이다. 그는 "적정 소득대체율이 50%라는 것에 대해 정부와 여야가 합의한다면 이후 국회 복지위원회에서 국민연금 제도개선을 위한 특별위원회 등을 만들 수 있다"며 국민연금 개혁 추진 의사를 밝혔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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