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행사서 '리서치 킷' 선보여
질병 치료 연구 위한 사용자 건강데이터 모아 연구기관에 제공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애플의 'i생태계' 야심이 의료계까지 확장됐다. 애플은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여바 부에나 센터에서 열린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새 맥북·애플워치 등 디바이스와 함께 '리서치 킷'을 선보였다.
리서치 킷은 파킨슨병,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 천식, 유방암 등의 질병 치료를 위한 연구목적으로 아이폰·애플워치 등 애플 기기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각자의 건강 데이터를 제공하도록 하는 플랫폼이다. 이는 모든 연구기관에서 접근 가능하도록 오픈 소스 형태로 제공된다.
의료 연구기관들은 아이폰 내의 가속도계, 마이크, 위성항법장치(GPS) 센서 등을 통해 사용자의 걸음, 운동 신경 손상, 피트니스, 언어 및 기억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아 연구에 활용할 수 있다.
리서치 킷은 전 세계 의학 연구 기관들이 세계 각지의 다양한 환자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보다 정확한 정보에 받아 볼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의 누적판매 대수는 최근 7억대를 넘어섰다"며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의학 연구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업계에서도 애플의 생태계 확대 전략에 집중했다. 김혜용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웨어러블(착용 가능한) 기기의 핵심적인 가치가 헬스케어 부문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이를 위해서는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하는 병원·학계에서의 리서치 저변이 확대돼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애플이 리서치 킷을 오픈 소스로 공개한 것도 이러한 판단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애플은 이날 행사에서 두께 13.1㎜, 무게 0.9㎏의 '초슬림·초경량' 새 맥북도 발표했다. 12인치 레티나 디스플레이(화소 수 2304×1440)를 장착하고 인텔 코어 M 5세대 14나노 공정 중앙처리장치(CPU)를 내장한 새 맥북의 두께는 기존의 11인치 '맥북 에어'보다 24% 얇다. 배터리 성능도 눈에 띄었다. 계단식 배터리 디자인을 적용해 최대 9시간의 무선 웹브라우징과 10시간의 아이튠즈 영화 재생이 가능하다.
기대를 모았던 애플워치는 '새로울 것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통화, 문자, 이메일, 건강관리와 내 애플워치를 터치하면 상대방의 애플워치에 진동이 전달되는 '감성전달 기능' 등 이미 소개한 기능 외에 뚜렷한 추가적 특징이 없다는 평이다. 애플워치는 다음 달 10일 예약판매에 들어가며 출시일은 다음 달 24일이다. 1차 출시국은 호주, 캐나다, 중국, 프랑스, 홍콩, 일본, 영국, 독일, 미국 등이다. 판매 가격은 제품 재질에 따라 349달러부터 1만달러까지 다양하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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