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 -5.34%로 둔화…판매보수는 0.102%p 올려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한 때 연간 50%를 훌쩍 넘었던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지난해 마이너스로 돌아섰지만 펀드를 판매하는 은행, 증권사, 보험사가 가져가는 판매보수는 되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체 주식형 펀드의 평균 판매보수는 지난 2013년 0.743%에서 2014년 0.845%로 0.102%포인트 증가했다. 각사별 주식형 펀드 판매보수는 비오에스증권이 1%로 가장 높았다. SC은행이 0.992%, 아이엔지베어링이 0.988%, 한국씨티은행이 0.986%, 국민은행이 0.973%로 뒤를 이었다(1월30일 기준).
펀드 판매사는 매년 펀드 잔액에서 일정 비율의 금액을 판매보수로 떼어 간다. 펀드 보수 중에는 운용ㆍ판매ㆍ수탁ㆍ일반보수가 있는데 그 중 판매사로 귀속되는 판매보수율이 가장 높다. 지난해 주식형 펀드 기준 평균 보수는 운용보수가 0.585%, 수탁보수가 0.033%, 일반보수가 0.018%로 판매보수(0.845%)까지 합치면 총 1.304%다.
이처럼 펀드 판매사들이 판매보수를 두둑히 챙길 동안 투자자들은 펀드에 돈을 넣었다가 손실을 봤다.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2013년 1.23%에서 2014년 -5.34%로 뚝 떨어진 것. 판매보수를 수익률과 관계없이 지급한다지만 투자자들이 손실을 볼 때 판매보수를 더 늘린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는 최근 판매보수 인하 추세에도 역행한다. 국내 판매사가 챙기는 판매보수는 해외 선진시장보다 높아 그동안 여러 차례 인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물론 전체 펀드의 평균 판매보수는 2013년 0.479%에서 2014년 0.456%로 낮아지긴 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펀드 중 하나인 주식형 펀드의 판매보수가 올라갔다는 점에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식형 펀드는 순자산 기준으로 지난해 전체 공모형 펀드의 약 30% 비중을 차지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펀드 판매사는 인건비 등을 판매보수로 충당하는데 사실상 일회성 비용과 마찬가지"라며 "투자자들이 효용을 느낀다면 높은 판매보수를 지속적으로 지급해도 무리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