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6년 만에 직원 임금을 동결한 삼성전자 CEO들이 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26일 '임금 동결' 공식 발표가 나온 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공동으로 "임금 동결에 합의해줘 고맙다"는 내용의 편지를 직원들에게 전달했다.
편지에서 CEO들은 "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매출과 이익이 역성장했다"며 "경영상황을 낙관할 수 없는 위기라 임금을 못 올려주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임금협상과 관련해) 회사와 노사협의회가 조정작업을 열심히 한 것으로 안다"며 "회사의 어려운 상황을 잘 이해해 줘 노사가 합심해 동결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번 임금협상과 관련, 삼성전자 사측은 회사의 위기상황에 대해 인사팀에서 구체적으로 설명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위기 상황에 대한 경영지표 등 구체적인 숫자를 내놓자 노사협의회에서도 임금 동결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CEO들은 편지에서 최근 상황을 언급하며 "대표이사로서 고민이 많다"고도 속내를 털어놨다.
임금동결 발표 직후 대표이사들이 편지를 보낸 것은 술렁이고 있는 사내 분위기를 다독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노사협의회는 최근 올해 연봉을 인상하지 않기로 합의, 공식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임직원 임금을 모두 동결한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기본급은 0%로 동결하되, 다만 고과 반영에 따른 상승분은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물가상승률도 반영하지 않은 기본급 동결에 직원들은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한 삼성전자 직원은 "회사 상황이 어렵다는 것은 이해는 한다"면서도 "최소한의 물가상승률도 반영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실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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