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어제 전당대회에서 문재인 대표를 비롯해 6명의 새 지도부를 선출했다. 새정치연합이 지난 대통령 선거 후보이자 차기 유력 대권 주자인 문 의원을 새로운 당의 얼굴로 선택한 것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제1야당다운 위상 회복과 내년 총선은 물론 대선 승리로 정권을 다시 탈환하겠다는 기대와 갈구가 그것이다.
따라서 문 대표 앞에 놓인 과제는 무겁다. 계파 갈등을 추스려 당을 통합ㆍ혁신하는 일이 급하다. 선거전 막판 경선 규칙 변경 논란 등으로 친노ㆍ비노 간 갈등은 더 깊어졌다. 문 대표는 "계파의 기역자도 안 나오도록 하겠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당 인사와 운영에서 계파 수장이 아닌 대표로서 탕평을 펼쳐야 할 것이다. 당장 4ㆍ29 재보선 공천이 시험대다.
제1야당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대안정당,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는 일 또한 엄중하다. 새정치연합은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국정의 한 축을 책임지는 세력다운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대통령과 여당의 실정에 기대어 반사 이익을 노리는 데 급급했다. 제대로 된 대여투쟁도, 대안을 갖고 민생을 챙기지도 못했다. 변화와 혁신으로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
문 대표가 "야당다운 야당에 그치지 않고 대안정당을 만들어 정권교체에 희망을 드리겠다"고 말한 것은 긍정적이다. 특히 "경제로 승부하겠다, 경제로 박근혜정권을 이기겠다"며 '경제'를 강조한 것은 장기 경기침체와 어려운 민생을 생각할 때 적절한 선택으로 보인다. 자신의 '소득 주도 성장 방안'의 구체적인 청사진은 물론 현안인 복지와 증세 등에 대한 당의 정교한 정책 구상을 국민 앞에 내놓길 바란다. 문 대표가 현충원을 찾아 이승만ㆍ박정희 두 전직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것도 '국민 통합' 측면에서 잘한 일이다.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려면 정부 여당에 대한 견제와 비판은 당연하다. 하지만 건설적 비판과 반대를 위한 반대, 투쟁 일변도는 구별해야 한다. 문 대표가 '박근혜정부와의 전면전' 운운한 것은 구태 답습으로 비친다. 문희상 전 비대위원장이 "싸우지 않아 당 지지도가 올랐다'고 한 말의 의미를 새길 필요가 있다. 당리당략을 버리고 국민만 바라보고 갈 때 당도 살고 문 대표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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