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수력발전에 전력공급을 크게 의존하는 북한이 겨울철 강수량 부족으로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북한의 경제특구인 나진·선봉 지역에서조차 하루 4~6시간만 전기가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북한은 러시아에서 전기를 공급받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6일 "최근 나진·선봉지역에서 임가공을 하는 기업인으로부터 나진 지역에도 전기공급이 하루 4~6시간밖에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말을 전해들었다"면서 "북한의 전력난이 심각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수력발전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이번 겨울에는 강수량이 전년의 60%에 그치고, 댐과 저수지의 저수량도 50% 밑으로 떨어진 탓에 발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2012년 기준으로 발전설비 용량의 59%가 수력, 41%가 화력으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비가 오지 않으면 발전이 되지 않아 전력부족이 생기는 에너지 구조를 갖고 있다.
더욱이 겨울철이면 수량이 줄고 물이 얼어붙어 발전을 제대로 못하는 탓에 발전이 어려워 전기 공급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국자는 "석탄으로 화력발전을 할 수도 있지만 석탄공급조차도 여의치 않아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인공위성으로 촬용한 한반도 야간 사진에서 북한은 빛이 환한 남한과 달리 칠흑같은 어둠속에 쌓여있어 중국과 한반도 사이에는 마치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이 보이는 것도 이 같은 심각한 전기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강변을 늘어놓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3일자 '눈앞에 있다'는 정론 기사에서 "적들은 불빛이 적은 우리(북한)의 도시들을 위성사진으로 언뜻 보고도 손뼉을 치며 (비난으로) 떠들썩하지만 사회의 본질은 현란한 불빛에 있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정론은 "번쩍거리지는 않아도 안정되고 정치적 오염은 찾아볼 수 없는 깨끗한 사회, 살림은 아직 풍족하지 못해도 미풍이 샘솟는 조국"이라고 자평하면서 "제국주의 국가와 대치한 상황에서 이런 생활을 누린 것 자체가 행복"이라고 강변했다.
이런 구차한 변명도 북한의 심각한 전력난을 감추지 못한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따르면, 평양~혜산행, 평양~청진행 등 주요노선 열차들이 열흘에 한 번씩 겨우 다니고 평양~신의주행 열차는 5시간 거리인데도, 일주일 이상 걸린다. 평양시내에도 무궤도 전차가 운행을 중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위성 사진에서 보이는 평양의 불빛은 김일성 동상이 있는 중구역 일대뿐이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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