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후보는 5일 "얼마 남지 않은 2·8 새정치연합 전당대회에 '비전 제시는 부족했고 네거티브만 난무했다'는 비판 여론에 뼈아프다"며 "이런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지 않았다. 면목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 취임 후 첫 인사에서 내 단심(丹心)을 알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단언컨대 계파 계보의 ‘ㄱ(기역)’자도 안 나오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위기에 빠진 당을 살려보고자 총선 승리를 이끌 각오로 출마를 결심했고, 경쟁이 격화되다 보면 각박한 상황도 벌어질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다시 돌아볼 때 자괴감이 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선거를 시작하기 전 '네거티브(negative·선거 운동 과정에서 상대를 향해 마구잡이로 하는 음해성 발언이나 행동)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클린선거 원칙까지 밝히며 최선을 다 해 왔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남은 기간만이라도 페어플레이를 하자는 호소를 간곡히 드린다"고 요청했다. 아울러 경쟁 상대인 박지원 후보를 향해 "다시 힘을 합칠 훗날을 마음에 안고 가야 한다"며 "나부터 더 노력하겠다. 어떤 불리함이 있더라도 나만의 원칙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아울러 "당 대표가 되면 지금의 갈등과 분열 해소에 나를 바치겠다"며 "나를 마지막으로, 다음 당 대표부터는 다시는 이런 소모적이고 각박한 당내 선거를 치르게 하고 싶지 않다"고도 했다. 그는 "선거 과정에서 공격과 갈등의 소재가 됐던 사안도 당 대표가 되면 모두 녹여 내겠다"며 "경쟁자 이전에도 동지였고, 경쟁이 끝나고도 동지라는 믿음을 다시 새긴다"고 거듭 호소했다.
문 후보는 "국민이 고통스러워하는 이 상황에서 위기의 야당 대표를 맡는 것은 벼슬이 아니라 십자가"라며 "나를 다 던질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또 "당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거나 총선을 승리로 이끌지 못하면 그 다음 내 역할은 없다"며 당권·대권 분리론을 일축했다.
그는 "당을 살리고 공천 승리를 이끌면 대표로서의 내 임무는 끝난다"며 "총선을 승리로 이끈 이후엔 곧바로 공정한 대선관리 체제가 들어서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문 후보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연꽃을 꼭 피워 내겠다"며 "성심성의의 한 떨기 연꽃으로 국민과 당원들에게 희망이 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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