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출입기자단 대사관저 인터뷰..."사드 논의전혀없다"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는 27일 "미국은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남북대화의 속도와 범위에 대해 우려를 전혀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리퍼트 대사는 한국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THAAD. 이하 사드) 배치를 위한 공식 협상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미국의 역할은 중재자가 아니라 해결을 독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퍼트 대사는 이날 오후 서울 정동 대사관저인 하비브 하우스에서 외교부 출입기자단 대표들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의견을 표명했다.
리퍼트 대사는 "한국에 산지 90일쯤 됐으며 환상적인 시간을 보냈다"면서 "생후 일주일 된 아들 세준을 위해 한국인 보모를 구했다"며 자기보다 한국말을 더 잘 할 것이라고 말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리퍼트 대사는 미국의 대북 정책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한반도의 비핵화이며, 민주적으로 선출되고 자유시장경제와 인권이 존재하는 통일된 정부, 그리고 동북아의 평화와 안보"라고 답했다.
그는 남북대화 재개가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어떤 방향으로 추진돼야 하는지와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 금강산 관광 재개의 유엔제재 위배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리퍼트 대사는 "우선, 박 대통령이 제안한 남북대화의 속도와 범위에 대해서 우려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워싱턴과 서울 사이에는 틈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한미간 긴밀한 공조를 강조했다.
그는 남북대화와 관련,"북한이 조건을 붙이는 편"이라고 평가하고 "목표 자체가 남북대화의 재개라면 우리가 보기엔 한국은 준비가 돼 있는데 북한쪽에서 조건과 여건을 붙이고 있다"고 말했다.리퍼트 대사는 "미국은 진지한 자세가 있는 대화 상대가 나온다면 언제든지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북한은 진지한 대화자를 갖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최근 보았듯이 남북대화에서도 조건과 여건을 붙혔고 핵실험 도발행위를 해 국제 제재를 받게 되었다"면서 "북한이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의 비핵화)로 이어질 수 있는 믿을 만한 준비가 돼 있다면, 다른 사례와 마찬가지로 미국도 대화에 임할 자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를 배치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그는 "공식적인 협상은 전혀 없었다"면서 "청와대, 외교부, 국방부 등 모든 모임에서 이 문제가 제기된 적이 한 번도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고 못박았다.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미국의 역할에 대해 그는 "미국의 역할은 양국을 공식으로 중재하는 게 아니라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도자와 양국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리퍼트 대사는 일본의 집단자위권 추구에 대해 "미국이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 "일본이 투명해야 한다는 점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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