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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보육교사에 대한 기대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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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윤주 기자] "열악한 환경에서도 아이들을 사랑으로 돌보며 사명감을 잃지 않는 보육교사가 훨씬 더 많은데, 요즘 같아선 어디 가서 보육교사라고 말하기가 겁납니다."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아동학대 사건으로 온 국민이 충격에 빠진 가운데, 일부 교사의 '자질 미달'이 전체 보육교사에 대한 이미지를 훼손한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보육교사 수요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자격증이 무분별하게 남발된 결과가 이번 비극으로 나타났다는 지적이 나옴에 따라 보육교사의 자격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현장의 교사들은 또 다른 면에서 어려움을 호소한다. '월 100만원이 조금 넘는 급여를 받으면서 하루 종일 아이들과 씨름하는데 얼마나 전문적이고 숙련된 인력이 이 자리에 오려 하겠냐'는 것이다.


실제로 민간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근무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보육교사들은 '근무 강도는 높고 보수는 낮은 데다 어린이들을 돌본다는 막중한 책임감 때문에 아무리 아이들을 좋아해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릴 때가 많다'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좋은 선생님'을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 경기도의 한 어린이집 원장은 "쏟아지는 자격증 보유자 가운데 '진짜 자격'을 갖춘 교사를 가리기 위해 현 직장이나 학교로부터 일일이 추천서를 받아 검증하고 있다"며 "채용과정이 길어져 교사 수급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학부모 불안이 점점 높아지는 상황에서 아무나 뽑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원장은 '대기업도 아닌데 무슨 사람을 그렇게 까다롭게 채용하냐는 힐난도 들었다'고 고백했다. 보육교사에 대한 '기대'와 '현실'의 엇박자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비슷한 사태가 반복돼왔다는 점에서 어린이집 문제가 단순 처벌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의견에는 공감대가 형성된 듯하다. 좋은 교사들에게 아이를 믿고 맡기기 위해서는 교사 자격을 강화하는 일뿐 아니라 그에 걸맞은 처우 개선과 철저한 관리감독의 '삼박자'가 국가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윤주 기자 sayyunj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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