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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바이어 당황시킨 '꼴불견' 1위는? "빨리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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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한국은 경제규모 기준 세계 13위, 교역량 기준 10위, 수출금액 기준 세계 7위를 기록한 경제 대국으로 전 세계적인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장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은 모 항공사 임원 관련 스캔들 등은 한국 기업의 의식 수준이 경제 대국으로서의 위상에 걸맞는 것인가 의심케 한다.

KOTRA 파리 무역관에서 프랑스 바이어, 유관기관 담당자와의 대화를 통해 파악한 한국 기업의 비즈니스 매너 수준을 소개한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다수의 프랑스 바이어, 한국 기업과 비즈니스를 진행하면서 매너 관련해 당황스러웠던 순간이 있었다고 밝혔다.

많은 바이어가 꼽는 가장 당황스러운 상황으로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경우. 한국식 ‘빨리빨리’ 문화를 잠시라도 접지 못하고 현지 식당에서조차 성급한 대응으로 상대방과 레스토랑 측을 당황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프랑스 현지에서 식사시간은 식사의 본질인 음식을 먹는 것 이외에도 같이 식사하는 사람과 그 시간을 공유함으로써 공감대를 형성하고 친분을 쌓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 시간이다. 따라서 대부분 여유를 가지고 식사를 하며, 식사 시간 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문화다.


하지만 이를 이해하지 못한 한국 업체는 식사시간이 길어질수록 상대방의 시간을 뺏는 결례를 범한다고 생각해 초조해하고 어쩔 줄 몰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초조함에서 한국 업체는 큰 소리로 종업원을 부르고 음식을 독촉하고 서비스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프랑스에서는 무척 큰 결례로 상대방뿐 아니라 레스토랑 측에도 큰 실례를 범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고객이 왕이고 고객의 요청이 절대적인 갑-을 관계에 익숙한 한국과는 달리 프랑스에서는 공급자가 제공하는 서비스 및 제품에 대해 소비자는 대가를 지불하는 것으로 인식해 한국보다 공급자와 소비자와의 관계가 동등한 편으로 서로 존중하는 관계로 인식한다.


이를 잘 인지하지 못한 한국 업체는 기본적으로 1~2시간은 소요되는 프랑스식 코스 요리를 먹으면서 식사를 즐기지 못하고 ‘한국에서는 밥을 10분만에 먹는다.’ ‘10분만에 먹고 남은 식사시간에는 다른 일을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는 이야기를 하며 초조해 하고 안절부절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심지어 주문할 때에 디저트 코스를 주문해 놓고 메인 요리를 먹고 난 후에는 디저트를 기다리고 싶지 않다며 주문을 취소하라고 강요하고 그냥 일어나서 식당을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이 업체와 함께 식사를 했던 바이어는 다시는 그 식당을 방문할 수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한국 업체의 매너에 어긋나는 행동은 그 밖에도 예약을 해놓고 사전 연락도 없이 나타나지 않는다거나 와인을 잔 가득 따라 다 같이 원샷을 외치며 잔을 한꺼번에 비우는 것으로 부족해 비운 잔을 머리 위에 터는 것 등으로 인터뷰한 프랑스 바이어 다수가 의견을 모았다.


기본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경우, 프랑스와는 다른 문화권에서 온 사람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이해한다는 것이 프랑스 바이어의 의견이지만 이해하는 것과는 별도로 기분이 상하는 것과 그 업체와 업체 사람에 대해 쉽게 마음을 열고 싶어지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답변했다.


한국 공공기관 및 한국 기업과 교류가 많은 프랑스 유관기관 담당자는 면담에 임하는 매너에 대해서 지적하기도 했다.


오랜 기간 동안 한국 공공기관 및 기업과 교류해 온 이 담당자는 프랑스로 출장을 오면 달라지는 한국 사람의 매너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 담당자가 한국으로 출장을 가서 한국에서 공무원, 공공기관, 기업을 만나게 되면 거의 모든 면담참석자가 정장을 갖추고 정중하지만 따뜻한 태도로 맞이해 주지만 이 사람이 프랑스로 출장을 오게 되는 경우 면담에 참석하면서 운동화나 등산화를 신거나 심지어 화려한 형광색으로 된 등산복을 착용하고 기관을 방문하는 등의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는 방문 기관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에 수트 정장이 아니라 하더라도 셔츠와 자켓을 갖추어 입고 구두를 신는 정도의 기본은 지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한 이후부터는 출장 와서 면담에 참석하는 경우 대부분 통역을 고용해 의사소통을 하는데 상대방이 하는 말이 아무리 외국어로 잘 못 알아듣는 말이라고 해도 전혀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보통 이런 경우 집중하지 않고 이야기를 들어 엉뚱한 질문을 하거나 초점이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아 좋지 않은 인상을 남겼다.


일부 업체의 경우 면담 시 급한 마음에 자리에 앉자마자 상대방과 인사를 나누지도 않고 자기 회사 제품이나 카탈로그 등을 서둘러 꺼내놓는 경우가 있는데 예의에 크게 어긋나는 잘못된 행위는 아니지만 상대방에게 여유가 없는 모습을 노출하는 것은 좋은 협상 전략이 아니라고 조언했다.


프랑스 바이어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 브랜드 이미지는 매우 취약하다.


실제 지난 5월 KOTRA 유럽지역본부에서 실시한 한-EU FTA 3주년 효과 설문조사에서 한국 제품의 대 EU수출의 가장 큰 장애물로 거의 대부분의 바이어가 한국 및 한국 제품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가 취약한 점을 선택했다.


국가 브랜드 이미지가 취약한 경우 프랑스 바이어는 자신이 만나게 되는 한국 업체를 통해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갖게 되는 바, 업체의 브랜드 이미지뿐만 아니라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서는 각자가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노력을 하는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KOTRA 파리 무역관에서 바이어와의 대화를 통해 파악한 것에 따르면 프랑스 바이어는 한국 업체가 프랑스 식사코스에 대해 외우거나, 어떤 음식을 먹을 때 어떤 식기를 사용하는지 배우는 것, 수천가지도 넘는 프랑스 와인 밀레짐을 외워 매너 있게 그들 앞에서 펼쳐 보이기를 기대하고 있지 않았다. 복잡한 식사 예절이나 와인 리스트 등은 일반 프랑스인에게도 생소한 사항이기에 외국인에게 그런 것을 기대하는 것은 전혀 아니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프랑스 바이어가 기대하는 것은 전 세계에 통용될 수 있는 상식적인 수준에서의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배려라는 지적이다. 한국과 프랑스는 전혀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고 각 나라 국민의 생활 패턴과 행동 방식은 엄연히 다른 바, 프랑스인의 방식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존중해주는 태도를 보여주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희경 KOTRA 파리무역관 과장은 "제품을 수출하고 현지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여러 가지 경제 논리와 시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되는 문제이지만, 결국 이 모든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오가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면서 "상대방과 상대방의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를 갖추어야 세계적 수준의 경제 강국의 위상에 맞는 글로벌 수준의 비즈니스 매너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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