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아시아 사고 연발, 노선확장 비상
페르난데스 회장, 한국시장 진출에 제동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1링깃(약 315원)의 신화' 에어아시아의 성장 날개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
2002년 회사 설립 이래 처음 발생한 항공기 실종사고가 한국 법인 설립 등 노선 확장 정책에 거대 암초가 될 전망이다.
에어아시아는 2002년 출범한 말레이시아 국적 저비용항공사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4000만링깃(약 125억9640만원)의 부채를 떠맡는 조건으로 1링깃에 에어아시아를 인수한 후 공격적인 경영을 펼쳐왔다.
그는 인수 후 12년 만에 90개가 넘는 취항지(도시)를 운항하며 150여개의 노선을 운영하는 다국적 항공사로 키워냈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인도에 항공 운송 자회사를 설립했다. 에어버스사에 신규 주문한 항공기만 360여대에 달한다.
그는 이후에도 성장에 주력하고 있지만 이번 사고로 빨간불이 켜졌다.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그룹 회장이 "최악의 우려가 현실이 됐지만 이번 사건으로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29일 밝혔지만 업계는 이번 사고가 그의 성장 일변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누구나 비행기를 탈 수 있다'는 슬로건처럼 매해 항공운임 '0원 항공권' 등 각종 프로모션을 통한 저렴한 항공권을 판매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지만 이번 사고로 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사고 원인을 아직 알 수 없지만 항공운송업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것은 '안전'이며 아무리 저렴해도 안전하지 않으면 항공권을 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시장 진출 등 페르난데스 회장의 노선확대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에어아시아는 현재 에어아시아 엑스가 인천/부산~쿠알라룸푸르, 타이 에어아시아 엑스가 인천~방콕, 에어아시아 제스트가 인천~마닐라/칼리보/세부, 부산~칼리보 직항 노선을 운항하는 등 다른 국가에서 한국으로의 노선 확대에 지속적인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최근 기자와 만나 한국 자회사 설립에 대해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한국 항공시장은 대한항공이 독점한 시장"이라며 "누구나 여행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기 위해 개방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국토교통부 관계자들과 만난 한국 자회사 설립 등에 대해 논의했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안전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한국을 비롯한 국가에서 에어아시아 노선 신설에 대해 까다로운 절차를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사고가 에어아시아 제스트(필리핀)의 잇따른 지연 결항 및 환불 지연 등과 맞물려 에어아시아 전체에 대한 불신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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