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주유소 기름값 격차 713원·SUV 만땅 채우면 3만5000원 差
-주유소 전략 일부는 박리다매, 일부는 고급화 나서면서 가격 엇갈려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 # 11일 서울시 강북구 H주유소의 가격 안내대에는 '무연휘발유 1585원' 이란 가격표가 붙었다. 인근 E주유소도 똑 같이 ℓ당 1585원 표시가 붙어 있다. 반면 같은 서울이지만 구로구 N주유소의 휘발유가격은 ℓ당 2298원이었다. 지역에 따라 가격차가 713원에 달한 것이다.
서울 시내 1500원대 주유소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주유소들의 마케팅이 엇갈리면서 가격 차가 벌어지고 있다. 11일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휘발유 ℓ당 평균가는 이날 1760.56원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최고가였던 리터당 1970.25원에 비해 206원 떨어진 것이다. 국제유가가 60달러대로 넉 달 새 30% 이상 급락한 데 따른 가격 하락이다.
서울시내에는 1500원대 주유소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11일 기준 서울시내 1500원대 주유소는 총 5곳(강북2ㆍ구로1ㆍ금천1ㆍ동작1ㆍ서초1)이다. 1600원대 초반 주유소도 많은 데다 유가하락세가 계속될 전망이어서 1500원대 주유소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주유소 간의 기름값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11일 최고-최저가 격차 713원은 지난 8월 12일 620원에 비해 100원가량 더 커진 것이다. 국제유가가 5년래 최고가(2083.51원)를 기록했던 2012년 9월23일 525원에 비해서는 더욱 높은 수치다. 일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차량을 가득 채웠을 때(50리터)를 기준으로 한다면 최고-최저가 주유소 간에 총액 차이가 3만5000원이 넘는다.
주유소업자들은 저유가 속에 주유소들의 마케팅 전략이 싸게 내놓고 많이 파는 '박리다매형'과 고급형으로 나뉘면서 가격차도 커지고 있다고 말한다. 1500원대 셀프 주유소를 경영 중인 A씨는 "이 가격이면 마진이 거의 남는 게 없다. 마진보다는 손님을 최대한 늘리고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이 가격을 책정했다"며 "가격을 상대적으로 비싸게 받는 곳은 세차 등 서비스를 늘려 고급화를 하거나 이미 단골고객이 많아서 그 가격에도 장사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을 기준으로 할 때 서울시 자치구별 휘발유 ℓ당 평균 가격차는 420원이었다. 자치구 평균 가격이 가장 높은 곳은 중구였다. 도심에 있어 땅값이 비싼 데다 주유소가 많지 않아 경쟁이심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주유소 기름값이 싸지고 있지만 기름값 인하가 생각만큼 주목을 받지 못하다는 것이 주유소 업계의 말이다. 시내 ℓ당 1500원대로 휘발유를 판매중인 A씨는 "고유가 때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에 대한 관심이 줄은 듯하다"며 "가격 하락으로 큰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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