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차남 소유회사가 그룹 지배회사 최대주주, 소액주주 이해상충 우려도...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김문기 세원그룹 회장의 자녀들이 2세 경영 전면에 서게 됐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세원정공은 특수관계인간 주식매매로 에스엔아이(SNI)가 새 최대주주에 올랐다고 전일 공시했다.
직전 최대주주이자 김 회장의 친동생인 김성기 전 세원물산 대표 및 특수관계인 2명은 지난 3일 보유하고 있던 총 240만1210주 가운데 30만주를 에스엠티(SMT, 3%)에, 나머지 210만1210주를 SNI(21.01%)에 각각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넘겼다.
SMT와 SNI는 각각 김 회장의 두 아들 김도현 세원물산 대표(39)와 김상현 세원정공 대표(37)가 지분 100%를 보유중인 회사다. 두 회사의 그룹 내 해외 계열사를 통한 매출 의존도는 각각 87%, 76%에 달한다. 경영권 승계가 그룹 수혜를 고스란히 입고 있는 창업 2세들의 지배회사를 통해 이뤄진 셈이다.
세원그룹은 세원정공, 세원물산, 세원테크, 세원이엔아이, 삼하세원기차과기(중국법인), 세원아메리카(미국법인)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김 회장의 두 아들이 지배하게 된 세원정공과 세원물산을 통해 전체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모든 계열사가 자동차 부품 제조ㆍ판매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에는 김 회장 부부가 보유 중인 코스닥 상장사 세원물산 지분을 SMT(37.32%)에 넘기면서 도현씨가 사실상 지배주주에 올랐다. 김성기 전 대표는 지분 승계 3개월 전인 4월 대표이사 자리를 형과 조카에게 넘겨줬다. 세원정공 역시 지분 승계에 앞서 지난 10월 김상현씨가 기존 단독 대표를 맡고 있던 아버지 김 회장과 함께 대표이사에 올랐다.
세원물산의 경우 연초 이래 지분승계가 이뤄진 7월 중순까지 줄곧 주가가 6000원대 초반을 오갔지만 세원정공의 경우 8월29일 연고점인 3만5650원)까지 주가가 뛰어 올라 연초대비 33% 급등했다. 그러나 김상현 대표가 지배지분까지 확보하게 된 지난 3일 세원정공 주가는 연저점을 기록했다. 지분승계는 경영권 프리미엄도 없이 종가 그대로 이뤄져 부담을 크게 덜게 된 셈이다.
2세 경영으로 순조롭게 넘어간 뒤 주가는 순항 중이다. 5일 오전 9시21분 현재 세원정공은 전거래일 대비 10.28% 오른 3만1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상한가에 이어 지분승계 이틀 만에 27% 오른 수준이다. 세원물산 역시 전날 종가 8250원 기준 2월 말에 기록한 연저점(2월27일, 6000원) 대비 37% 오른 수준이다.
한편 1980년대 중후반 세원물산과 세원정공을 세운 김문기 회장은 2010년까지 대구경영자총협회 회장 등을 지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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