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저임금을 앞세워 세계의 공장이 됐던 중국이 이제 베트남에게 그 자리를 넘겨줄 처지다.
중국 노동자들의 임금이 수직상승하며 많은 기업들이 보다 임금이 싼 인근 베트남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하고 있는 때문이다.
산업혁명이 발발한 이후 보다 낮은 임금을 찾아 온 사업가들의 눈에 베트남은 새로운 정착지가 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베트남의 인건비가 중국의 38% 수준에 그치고 있는 현실을 기업가들이 외면할리 만무하다. 특히나 인건비 절감이 중요한 의류, 잡화 산업의 탈 중국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기업들이 몰려들면서 베트남의 섬유산업도 급팽창 중이다. 미국 상무부 산하 무역기구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미국으로 수입된 베트남산 섬유제품과 잡화 상품의 규모는 77억달러였지만 2013년에는 88억달러로 증가했다. 올해에는 8월까지 수입규모가 98억달러에 이를 정도다.
베트남산 신발의 대미 수출도 급증세다. 2008년 미국으로 수출된 베트남 신발류는 12억달러에서 지난해 29억달러로 배 이상 증가했다.
베트남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참여국가라는 점도 향후 베트남이 차세대 생산기지로 급부상할 이유로 꼽힌다. 미국의 TPP 전략에는 중국이 빠져있다.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방안인 탓이다. 덕분에 TPP협상에 참여중인 베트남에게 미국 시장으로의 수출 확대를 위한 절호의 찬스가 될 수 있다는 평이 나온다.
TPP가 타결 시 현재 0.8% 37.5%에 이르는 미국의 의류와 잡화 관세가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임금은 물론 관세까지도 중국이 아닌 베트남이 차세대 생산기지로 부상하는 이유다.
베트남에 대한 관세특혜에 대한 반발도 거의 없다 시피하다. 경제 전문기 포브스 기고가인 존 브린클리는 "미국 섬유 의류 신발 산업계가 베트남과의 무역장벽 철폐를 반대할리 없다"고 설명한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인들이 일자리를 빼앗길 일이 없기 때문이다. 신발 산업의 예만 봐도 전체 30만명으로 추정되는 업계종사자 중 제조와 관련된 인력은 3000~7500명 수준에 그친다. 그나마 제대로 된 정부 통계 자료 조차 없을 정도로 관심을 끌지 못할 정도다. 그나마 남아있는 미국내 신발 의류 잡화 부분이 고부가가치 상품 중심으로 전환된 상황도 베트남에게 호재다.
그렇다고 베트남이 영원히 생산기지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브린클리 기고가는 "영국에서 시작된 섬유산업이 지금의 중국으로 대체됐듯이 베트남도 언젠가는 다른 나라에게 생산기지 역할을 뺏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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