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도시공사가 최근 3년간 자산을 매각하면서 2000억원가량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극심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공사가 부채감축과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산매각에 집중한 결과로 당장에 ‘헐값 매각’ 보다는 재정난 극복을 위한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공사가 최근 인천시의회에 제출한 ‘도시공사 순자산가치 변동 현황’ 자료에 따르면 공사는 2012년부터 최근까지 5건의 자산 매각에서 총 1968억6400만원의 손실을 나타냈다. 장부상 순자산가치보다 훨씬 싼 금액에 자산을 팔아 발생한 손실이다.
공사는 2012년 송도파크호텔과 씨티은행 빌딩을 각각 614억9800만원, 43억300만원에 매각했다. 이들 자산 2개의 순자산가치 총합보다 73억3400만원 싸다.
작년에는 송도 5-1·2·4단지를 순자산가치보다 1198억9600만원 적은 4237억8500만원에 매각했다. 또 올해 6월에는 청라 12단지를 순자산가치보다 696억3400만원 싼 1천624억5300만원에 팔았다.
공사는 부채가 7조원에 달하고 안행부가 정한 부채비율 가이드라인 320%를 넘자 부채감축과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산 매각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9월말 현재 도시공사 부채는 8조4491억원으로 부채비율이 341%까지 육박한 상태다.
이도형 인천시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자산을 급하게 매각할 게 아니라 주변 부동산 정비, 투자유치 등으로 자산 가치를 높이고 재정난 극복을 위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공사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좋지않아 장부상 순자산가치보다 감정가가 낮은 경우도 있고, 매각대금을 5~10% 할인해주는 ‘선납할인’ 방식으로 매각하다보니 손실이 발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부채 금융비용과 자산에 부과된 각종 세금부담을 고려하면 조금 손실이 생기더라도 자산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경영난 타개를 위해 자산매각 뿐만 아니라 투자유치, 부채감축방안 등을 수립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도시공사의 재정난이 극심해지면서 인천시가 수혈에 나섰다.
시는 공사의 부채감축을 위해 연수구 송도동 국제업무지구 내 7만1508㎡, 남구 도화동 옛 상수도사업본부 토지 8137㎡ 및 건물 7851㎡ 등 모두 2427억원대(감정평가액) 땅과 건물을 출자키로 했다.
시는 최근 이러한 출자 계획을 담은 ‘공유재산 관리계획 제5차 변경계획안’을 시의회에서 승인받았다.
도시공사는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해 올해 투자유치와 자산매각, 분양 등의 목표액을 1조7131억원을 잡았으나 현재까지 추진 실적은 9918억원(57.9%)에 불과하다.
이에따라 시는 현물출자를 완료해 도시공사 부채 비율을 321%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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