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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차범근도 없다...의문투성 AFC '명예의 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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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차범근도 없다...의문투성 AFC '명예의 전당' 차범근[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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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60주년을 맞은 아시아축구연맹(AFC)은 21일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선수들을 발표했다. 호마윤 베흐자디(이란), 소친온(말레이시아), 오쿠데라 야스히토(일본), 쑨원(중국), 홍명보(한국), 알리 다에이(이란), 사미 알자베르(사우디아라비아), 바이충 부티야(인도), 해리 큐얼(호주) 사와 호마레(일본) 등 열 명이다.

다수 축구팬들은 고개를 갸웃한다. 차범근이 제외됐다. 오쿠데라가 선정됐는데도 말이다. 중·장년 팬들의 귀에 익은 오쿠데라는 1978년 말 다름슈타트에 입단한 차범근보다 1년 빠른 1977년 FC 쾰른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1986년 원 소속 구단인 후루가와전기로 돌아가기 전까지 헤르타 BSC, 베르더 브레멘 등을 거치며 같은 시기에 활약한 차범근과 종종 비교됐다. 사실 둘의 비교는 큰 의미가 없다. 차범근은 열한 시즌 동안 308경기에서 98골(모두 필드 골)을 넣으며 알란 지몬센(덴마크)과 함께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외국인 선수로 맹활약했다 지몬센은 1970년대 후반~1980년대 초반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MG에서 뛰었고 이후 FC 바르셀로나, 찰튼 등에서 활약했다. 지몬센은 1977년 유럽 최우선수로 뽑혔다. 1976년 유럽 최우수선수가 프란츠 베켄바워(서독)였고 1978년 유럽 최우수선수가 케빈 키건(잉글랜드)이었으니 지몬센의 당시 경기력을 짐작할 만하고 덩달아 차범근의 위상도 확인할 수 있다. 오쿠데라는 열 시즌 동안 234경기에 출전해 26골을 넣고 분데스리가 생활을 마무리했다. 일본 국가 대표로는 32경기에서 9골을 기록했다.

오쿠데라와 관련해서는 일본 팬들도 의아할 것이다.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동메달의 주역이자 대회 득점왕인 가마모토 구니시게가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예선에서 한국과 3-3으로 비겼으나 필리핀을 15-0으로 대파하는 등 골 득실차에서 앞서 본선에 오른 일본은 1승2무로 조별 리그를 통과한 뒤 8강 경기에서 프랑스를 3-1로 꺾었다. 준결승에서 헝가리에 0-5로 졌으나 3위 결정 경기에서 홈그라운드의 멕시코를 2-0으로 누르고 아시아 나라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축구 종목에서 메달을 땄다. 가마모토는 3-1로 이긴 조별리그 나이지리아와 경기에서 해트트릭, 프랑스와 멕시코를 상대로 두 골씩 등 총 일곱 골을 넣어 일본의 동메달 획득을 견인했다. A매치 84경기에서 넣은 80골만 확인해도 폭발적인 득점력을 바로 알 수 있다. 1960년대 후반~1970년대 초반 한·일 두 나라 수비수들은 가마모토와 이회택을 막는 게 최대 과제였다.


소친온은 가마모토와 오쿠데라를 기억하는 팬들에게 역시 친숙하다. 한국 팬들에게는 기억하기 싫은 이름이다. 서울에서 1971년 9월 열린 1972년 뮌헨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한국의 일방적인 공세를 막아내고 1-0 승리를 이끈 말레이시아의 주전 수비수였다. 말레이시아는 한국과 경기에 앞서 일본을 3-0으로 이기는 등 4전 전승으로 본선에 올랐다. 조별리그에선 미국을 3-0으로 누르며 나름대로 선전했다. 당시 스물한 살이었던 소친온은 1980년 3월 쿠알라룸푸르에서 벌어진 모스크바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출장해 예선리그에서 3-0, 1위 결정 경기에서 다시 2-1로 한국을 물리치고 말레이시아가 또다시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따는 데 이바지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모스크바올림픽을 보이콧해 이라크가 대신 비행기에 올랐다. 소친온은 1968년부터 1988년까지 말레이시아 국가 대표로 324경기(10골)를 뛴, 믿기 어려운 기록을 갖고 있다.

축구팬들은 아마도 인도 출신 부티야의 명예의 전당 입성이 가장 의아할 것이다. 글쓴이도 인도 출신이라서 그를 1956년 멜버른올림픽 4위에 오르고 1952년 헬싱키대회부터 1960년 로마대회까지 연달아 올림픽에 출전했을 무렵의 선수로 생각했다. 글쓴이는 고등학생 때인 1970년 여름 메르데카배대회 준결승에서 한국이 접전 끝에 이회택, 정강지, 박이천의 골로 인도를 3-2로 꺾은 경기를 라디오 중계방송으로 들은 기억이 있다. 그런데 앞선 1964년 텔아비브에서 열린 제3회 아시안컵에서 한국은 인도에 0-2로 졌다. 제 1, 2회 대회 연속 우승국 한국은 동부 지역 예선에서 일본과 중화민국(오늘날 대만), 필리핀 등 출전 신청을 했던 나라가 모두 기권해 자동으로 본선에 올랐다. 인도 역시 아프가니스탄, 실론(오늘날의 스리랑카), 이란이 모두 기권해 본선에 합류했다. 개최국 이스라엘과 월남(통일 전 남베트남), 태국, 말레시아를 누르고 올라온 홍콩 등 4개국이 겨룬 본선에서 한국은 홍콩을 1-0으로 이겼으나 인도에 패하고 이스라엘에 1-2로 져 3위(1승2패)에 그쳤다. 인도는 이스라엘에 0-2로 졌으나 홍콩을 3-1로 꺾고 준우승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인도는 아시아의 축구 강호였다. 그러나 지난 10월 FIFA 랭킹은 159위다. 같은 아시아의 몰디브, 라오스보다도 낮다. 불과 3년 전에도 그라운드를 누빈 부티야는 인도에서는 꽤 유명한 선수다. 1999년 잉글랜드 클럽 베리(리그 2, 4부 리그)와 계약해 인도 선수로는 처음으로 유럽 리그에 진출했다. 2010년에는 자기 이름을 붙인 축구 학교를 개설했다. 그러나 이는 인도에서만 의미 있는 일이지 아시아와는 별 관계가 없다.


쑨원은 1990년대 중국이 미국과 세계 여자 축구를 양분할 때 미국의 미아 햄과 세계 최고 여자 선수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선수다. 사와는 일본이 2011년 여자 월드컵 우승과 2012년 런던올림픽 은메달을 차지할 때 일등 공신이니 선정에 큰 이견이 없을 것 같다. 그러나 남자 선수들 명단은 선정 과정이 의문투성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가 "선정 기준에 대한 이야기를 AFC로부터 듣지 못했다. 홍 감독이 선정됐다는 내용만 통보 받았다"고 하니 더더욱 그렇다.


신명철 스포츠 칼럼니스트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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