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고궁박물관 지원으로 구로구 보건소에서 11월 한 달간 진행...조선왕실태교법·출산풍속 교육…배냇저고리, 태교 일기책 등 만들어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조선왕실의 태교는 어떠했을까?”
이 궁금증을 해결해 주는 왕실태교교실이 구로구 보건소에서 운영돼 주민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왕실태교교실’은 당초 국립고궁박물관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유료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구로구(구청장 이성)는 왕실태교교실을 주민들에게 알리면 좋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국립고궁박물관에 구 보건소에서 수업을 해줄 수 있냐는 부탁을 하고 국립고궁박물관이 흔쾌히 동의하면서 이번 무료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국립고궁박물관에 따르면 옛날 조선왕실의 산모는 아기와 자신의 정서적 안정감을 위해 잔잔하고 평화로운 음률의 현악기 가야금 연주를 수시로 감상했다.
또 좋은 마음가짐을 위해 ‘명심보감’ ‘동몽선습’ 등 고전을 읽었다. ‘십장생도’ 등 다채로운 색감의 궁중회화를 감상하기도 했다.
몸을 따뜻하게 하는 초교탕 등을 챙겨 먹고 경복궁 주변을 산책하며 태아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즐겨했다.
이번 구로구 보건소의 왕실태교교실은 국립고궁박물관이 8주 과정으로 진행하던 프로그램을 4주차로 축약해 11월 한 달간 매주 수요일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순면 배냇저고리·턱받이·버선 손바느질로 제작, 임신부들에게 좋은 전통 음식, 산후풍을 예방하는 산후조리법, 평온을 유지하는 명상요법 등 조선왕실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태교법과 출산 풍속을 배우고 체험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특히 수강생들에게 호응이 높았던 강좌는 ‘나만의 태교 일기책 만들기’다. 왕실의 비단 태교 일기책 본 따 수첩 겉표지를 비단으로 덧씌워 수강 첫 날 나눠줬다.
3주를 마친 프로그램은 수강 중인 임산부 20명이 한 번도 결석을 하지 않을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수강생 김혜진씨(31)는 “우리아기에겐 뭐든 좋은걸 해주고 싶은 게 엄마 마음인데 멀리가지 않고도 가까운 보건소에서 옛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특별한 태교법을 무료로 배울 수 있게 돼 좋다”며 “선생님들의 좋은 덕담은 평화로운 마음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구로구 보건소 윤용암 지역보건과장은 “내년 5월쯤에도 국립고궁박물관의 도움을 받아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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