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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하오 요우커]6-① 아이돌 보러 1000㎞ 날아온 中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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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빅시리즈 #6. 17살 씨요, '정신오빠' 보려고 5번 한국행

아침 8시에 나와 기획사 사무실 앞으로
자리 비웠을때 혹시라도 지나갈까봐 밥도 안먹어
같이 온 부모님은 쇼핑하고 관광…저녁 8시 돼서야 숙소서 만나


[니하오 요우커]6-① 아이돌 보러 1000㎞ 날아온 中 소녀 지난 6월15일 그룹 씨엔블루가 중국 상하이에서 콘서트를 마친 후 팬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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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김민영 기자, 김보경 기자] '겨울연가'와 '대장금' '내 이름은 김삼순' 또 가장 최근의 '별에서 온 그대'까지 한국 드라마의 중국 흥행은 요우커의 한국행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 지 오래다. 한국의 예능 프로그램이 중국에서도 인기를 끈 데 이어 정식으로 포맷이 수출되기도 한다. 또 한국 아이돌에 열광하는 중국 소녀들은 그 나라에서 그들의 앨범을 구매하고 공연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오직 아이돌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은 소녀를 만나봤다.

◆하루 12시간 이정신 바라기= "아침부터 아무 것도 안 먹었어요. 밥 먹으러 가는 사이에 오빠들 지나가면 어떡해요. 화장실 가고 싶을까봐 물도 안 마셔요."


지난달 22일 서울 청담동 FNC엔터테인먼트 사옥 앞에서 만난 씨요(17)양의 눈은 건물 창문에 고정돼 있었다. 창문 너머로 비치는 그룹 씨엔블루의 이정신의 모습을 찰나라도 보기 위해서다. 일주일 전 한국에 도착한 씨요양은 이날까지 다섯 번 FNC를 찾았다. 아침 8시부터 자리를 잡는다는 씨요양은 이날 오후 8시를 훌쩍 넘기고서야 부모님이 기다리는 숙소로 향했다.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약 1000㎞를 날아온 씨요양에게 한국은 그룹 씨엔블루의 나라다. 한국에 온 목적도 오직 이들을 보기 위해서다. 미성년자인 딸이 혼자 한국에 가는 것이 걱정된 부모는 씨요양을 따라 14박15일의 한국행을 결정했다. 부모님이 쇼핑과 관광을 하는 사이 씨요양은 하루가 멀다하고 이곳을 지키고 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씨요양의 표정이 일순간 달라졌다. 출입문으로 모자를 눌러 쓴 한 남성이 나왔기 때문이다. 급하게 달려나간 씨요양은 매니저가 다가오지 말라는 손짓을 보내자 더 이상 가까이 가지 않았다. 중국 상하이(上海) 콘서트 때 팬들이 씨엔블루가 탄 벤을 따라가다 사고가 날 뻔한 일이 있은 뒤 팬들 사이에 과도한 접촉은 하지 말자고 약속했다고 한다.


씨요양은 "에이 정신 오빠 아니예요. 종현 오빠예요"라며 "너무 놀라서 10년은 늙은 것 같아요"라고 안도했다. 급하게 뛰어가느라 준비한 선물을 들고 가지 못했는데 다행히 다른 멤버였던 것이다.


씨요양은 씨엔블루 멤버들을 두루 좋아하지만 특히 이정신과 강민혁에게 빠져있다. 이번에 한국에 오면서도 이 둘에게 줄 선물도 준비해왔다. "민혁 오빠는 아직 못 봐서 선물을 못 줬어요. 정신 오빠한테는 어제 선물을 전해줬으니까 오늘은 커피를 주려고요." 씨요양은 이날 내내 유리병에 든 커피를 양손으로 꼭 쥐고 있었다.


친구에게 메시지를 받은 씨요양이 갑자기 분주해졌다. 친구가 보내준 메시지에 적힌 한글을 메모지에 옮겨 적었다. '정신 오빠, 뜨거울 때 얼른 드세요. 사랑해요. 씨요'라고 적은 메모지를 들고 있던 유리병에 붙였다. 씨요양은 한국어를 잘하는 친구에게 번역을 부탁했다며 해맑은 표정을 지었다.


씨엔블루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시종일관 웃음을 보이던 씨요양의 표정이 다시 변했다. 이번엔 험악하다. 말레이시아에서 온 한 남성의 카메라가 FNC 건물을 향했기 때문이다. 씨요양은 이 남성에게 "사진 찍지 마요. 오빠들이 나오다 놀라거나 불편할 수 있어요"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아주 잠시라도 씨엔블루를 보겠다며 한국을 찾은 씨요양이지만 사진은 절대로 찍지 않는다. 씨엔블루 중국 팬클럽 회원으로도 활동 중인 씨요양은 사진 촬영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진기를 아예 들고 오지 않았다. "민낯은 안 찍어요. 콘서트나 사인회 등 오빠들이 준비됐을 때만 찍어요. 가장 멋진 모습만 찍고 싶거든요."


아침부터 한자리에 서 있느라 다리가 아플 텐데도 씨요양은 절대 앉지 않았다. "안 돼요. 안 돼. 오빠들 나왔을 때 흐트러진 모습 보여드리기 싫어요."


◆'더 자주 보고파' 한국 유학까지= 씨요양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번을 포함해 총 5번 한국을 찾았다. 모두 씨엔블루를 보기 위해서다. 그때마다 부모님과 함께 왔다. 든든한 지원군은 아버지다. 씨요양의 아버지는 베이징이 아닌 중국의 다른 지역에서 콘서트가 열릴 때에는 씨엔블루가 머무는 호텔에 방을 잡아 주기도 한다고.


FNC에 따르면 씨엔블루는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중국 베이징, 광저우(廣州), 상하이 등지에서 총 6번의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이때마다 적게는 5000명, 많게는 1만명의 중국 팬들이 자리를 메웠다. 총 4만5000여명이 씨엔블루를 보러 온 것이다. 중국 온라인 팬클럽이라 할 수 있는 포털사이트 바이두의 씨엔블루 티에바(카페) 회원 수는 약 61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열성팬인 씨요양이 가장 부러운 사람은 한국 팬. 늘 가까이에서 그들을 보고 그들이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씨엔블루 좋아해서 한국 프로그램 보고 있어요. 우리 오빠들 한국어로 인터뷰하면 그걸 알아들을 수 없어 너무 안타까워요. 그래서 조금씩 배우고 있어요. 가끔씩 콘서트를 중국에서도 하는데 한국어로 인사를 하거든요. 그걸 알아듣지 못해 너무 답답하고 오빠들한테 미안했어요."


씨요양의 한국어 교재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이다. 예능 프로그램을 반복해서 보고 들으며 한국말을 따라한다고 했다. '오빠 사랑해요'는 물론 간단한 인사말을 할 수 있을 정도다.


씨요양은 아예 한국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 유학 오려고 이번 학기에 학교를 그만뒀어요. 한국에 오면 정신오빠를 볼 기회가 많으니까요." 전공도 이미 정했다. 언론학과에 진학해 기자가 되서 씨엔블루의 인터뷰를 하는 것이 꿈이란다.


실제로 한국 연예인 때문에 한국 유학을 결심한 중국 학생도 있었다. 지난달 20일 만난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온 47세 여성은 딸을 볼 겸 친구들과 한국을 찾았다. 이 여성의 딸(20)은 배우 이민호가 홍보대사로 활동한 건국대학교의 한국어학당에 다니고 있다. 그는 이민호를 자주 볼 수 있을 거란 생각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건국대로 왔다고 했다.


▶'니하오 요우커' 빅시리즈 전체보기


<기획취재팀>
취재=주상돈·김민영·김보경 기자 don@
통역=최정화·옌츠리무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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