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몰·백화점·음식점 DIY상품 인기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김소연 기자]#김소라(32)씨는 잠실에 들러 맛집 많기로 소문난 롯데월드몰에서 친구와 점심을 먹기로 했다. 많은 맛집 중에서도 '후쿠오카함바그'는 특히 사람이 붐벼 김씨는 11시30분에 도착하고도 30분을 더 기다려야 했다. 그는 "후쿠오카함바그는 본인이 먹는 고기만을 본인이 직접 구워먹는다는 것이 재미있었다"며 "고기를 조금 태우긴 했지만 저렴한 가격에 한우를 맛 볼 수 있고 먹는 재미도 있어 앞으로도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스스로 만들고 수리하는 '셀프족'이 뜨면서 DIY(Do It Yourself)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에는 조립이나 반제품 가구에 한정됐던 DIY 제품도 자동차 수리, 화장품 등으로 범위가 넓어지고 있고 DIY 컨셉의 음식점도 인기를 얻고 있다.
13일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에 따르면 올들어 자동차용품 판매 트렌드를 조사한 결과 셀프정비족이 늘면서 관련 제품의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등과 같은 자동차 조명제품은 올해 1월1일부터 11월10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282% 증가했다. 흠집을 가릴 수 있는 카페인트ㆍ흠집제거 용품은 올해 13% 판매가 늘었고 간편하게 교체가 가능한 와이퍼는 80% 증가했다. 내비게이션 매립 용품을 구매해 직접 설치하는 이들도 늘어 차종별 매립에 필요한 부속품을 모아 세트로 판매하는 매립 장착 패키지 상품의 판매는 40% 신장했다.
화학 성분이 없는 천연 화장품을 선호하면서 화장품을 직접 만드는 사람도 늘고 있는 추세다. 11번가에 따르면 화장품 제조에 필요한 글리세린, 정제수 등 천연재료의 매출은 올들어 지난 9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고 화장품 용기는 18% 증가했다. 빼빼로데이 관련 상품 중에서도 DIY 세트와 포장재료 등의 매출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2%, 31% 늘었다.
백화점과 음식점에서도 DIY 열풍이 거세다. 갤러리아백화점에 따르면 갤러리아명품관 캐시미어 팝업스토어에서 진행하는 뜨개질 강의에 참여하려는 고객들이 몰리고 있다. 다양한 실과 바늘을 함께 판매하면서 구매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뜨개질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바로 배우면서 나만의 상품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
홍대가 원조인 후쿠오카함바그는 뜨겁게 달군 '스톤(돌판)'에 동그랗게 빚어진 함바그를 조금씩 떼어 직접 구워먹는 방식이다. 취향대로 선택한 음식을 원하는 굽기대로 구워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최대 매력으로 꼽히면서 홍대 본점에 이어 최근 잠실 롯데월드몰에도 입점하는 등 매장이 확대되고 있다.
원하는 야채와 소스를 골라먹을 수 있는데다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샌드위치 전문점 '서브웨이'는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2006년 가맹점 관리 부실과 로열티 문제 등이 얽히면서 부도처리된 서브웨이코리아 대신 미국 본사가 서브웨이를 운영하면서 차근차근 내실을 다지는 모습이다. 서브웨이는 허니오트밀, 플랫브래드 등 6가지 빵 종류부터 야채, 14가지 소스를 직접 선택할 수 있어 입맛이 까다로운 이들에게도 인기다.
일찌감치 '나만의 레시피'를 강조해온 스타벅스는 최근 이 레시피를 저장해두고 선결제하면 매장에 줄을 서지 않고도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원격 주문서비스 '사이렌 오더'를 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나만의 것'을 중시하면서 자신이 직접 만들 수 있는 DIY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재료 선택부터 제조까지 직접해 믿을 수 있고 정성까지 더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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