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봄' 조근현 감독 "박용우는 분석적, 김서형은 동물적 연기" (인터뷰)

시계아이콘01분 56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봄' 조근현 감독 "박용우는 분석적, 김서형은 동물적 연기" (인터뷰)
AD


[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영화 '봄'은 자극적인 영화가 쏟아지는 극장가에 그야말로 단비 같은 작품이다. 삶의 의미를 잃은 조각가가 진정한 사랑과 아름다움에 대해 눈뜨는 내용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그렇다 해서 지루한 예술 영화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잔잔하면서도 역동적인 장면들 속에 가슴을 치는 울림이 있다.

'26년'을 통해 짜임새 있는 연출력을 선보인 조근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미술을 전공한 감독은 준구(박용우 분)의 휘몰아치는 감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 '예술'에 대해 잘 모르는 관객들도 주인공의 심리를 따라가며 자연스레 영화에 감정이 이입된다.


작품은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60년대 말을 배경으로 한다.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최고의 조각가 준구, 끝까지 삶의 의지를 찾아주려던 그의 아내 정숙(김서형 분), 가난과 폭력 아래 삶의 희망을 놓았다가 누드모델 제의를 받는 민경(이유영 분), 이 세 사람에게 찾아온 삶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관한 이야기를 그렸다.

이 영화를 통해 무엇보다 신인 여배우 이유영이 크게 주목 받았다. 그를 발굴한 조근현 감독은 최근 아시아경제와 만나 "나는 만들어내기보다는 발견해내는 성향의 감독이다"라며 "어느 배우를 처음 만났을 때 어떤 지점들을 발견해내고 그걸 끄집어내서 또 한 번 마음껏 하게 해준다. 단, 강요하지 않고 대신 이 사람들이 온전히 캐릭터화되서 연기와 실제 경계가 없는 상황으로 가는 게 제일 좋은 거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유영의 연기도 놀랍지만 사실은 박용우와 김서형의 연기가 더욱 놀라운 지점들이 많다고 했다. 조 감독은 "신인배우는 이렇게도 써보고 저렇게도 써볼 수 있기에 작품을 잘 만나면 잠재된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다"며 "오히려 기성 연기자들이 불리한 나라다. 패턴 연기를 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봄' 조근현 감독 "박용우는 분석적, 김서형은 동물적 연기" (인터뷰)


감독은 이번 작품을 함께 한 세 명의 배우가 크게 될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박용우는 공부를 많이 하고 교양이 풍부한 사람으로, 표면적 연기가 아니라 심도 깊게 캐릭터를 분석하는 타입이라고. 반면 김서형은 동물적 감각으로 연기를 한단다.


"극중 정숙이 뚝방길을 걷는 장면에서 저는 빙글빙글 돌라고 주문한 적이 없어요. 이 영화에서 구현하려고 한 공간과 그런 걷는 모습들이 너무 아름다워서 슬픈 느낌을 갖고 싶었죠. 그걸 구현하고 싶었는데, 서형씨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한 번에 '오케이'를 했어요. 그 장면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그런데 서형씨는 그 장면을 못 봐요. 정숙의 감정이 떠오르는지 자꾸 울더라고요."


더불어 조근현 감독은 '감각은 고도의 계산'이라고 했다. 많이 고민한 논리와 계산이 경지를 넘어가면 감각이 되어가는 거라고. 배우들의 좋은 연기가 나오기 위해서는 좋은 디렉션이 아니라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 감독의 생각이다.


"현장에 누구보다 먼저 와서 자기가 찍을 공간을 분석하고 익숙해지는 게 중요하죠. 낯선 공간이 감정을 표현하는데 방해가 안 돼야 해요. 우리나라 현장은 현실적으로 그런 게 어려워요. 스태프들이 준비하고, 배우는 제일 늦게 현장에 오죠. 생소한데서 연기를 하면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그래서 저희 현장은 저와 배우들이 가장 먼저 현장에 와서 리허설을 해요. 그러면 촬영 조명 팀들도 감이 생기고 불필요한 시간들을 줄일 수가 있거든요."


'봄'의 흥행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건, 앞으로도 아름다운 영화들이 많이 탄생하는 발판을 만들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해외에서 먼저 알아봤다. 지난 1월 산타바바라 국제 영화제를 시작으로 아리조나, 밀라노, 달라스, 마드리드, 광주, 도쿄 등 유수의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 여우주연상, 촬영상 등을 휩쓸었다. 지난 5일에는 밀라노 국제영화제 대상(Best Film)을 거머쥐며 다시 한 번 진가를 입증했다.


조 감독은 "미술감독을 하던 시절에 진짜 예쁘고 아름다운 영화가 투자가 안 되서 제작되지 못하는 걸 많이 봤다. 영화는 다양해야 한다. 어느새 한국영화가 한쪽 방향으로 치우쳐있는 느낌이 든다"며 "이 영화가 흥행해서 앞으로도 다양한 좋은 영화들이 많이 나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510:17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도축·가공 현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경남권의 핵심 거점인 부경양돈협동조합 통합부경축산물공판장과 대전·충남권의 대전충남양돈농협 산하 포크빌축산물공판장은 시설 현대화를 통해 생산성과 위생, 환경 성과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국내 축산물 경쟁력 강화의 실증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수입 축산물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판장의 역할이 단순

  • 25.12.1209:58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제주 축산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제주 한라산바이오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가축분뇨를 재생에너지와 비료로 전환하며 지역 축산업의 환경 기반을 바꾼 시설로 꼽힌다. 제주에서는 약 55만~60만마리의 돼지가 사육되며 하루 2500t 가까운 분뇨가 발생하는데, 한라산바이오는 이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자원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분뇨가

  • 25.12.1108:51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자유무역협정(FTA) 국내 보완대책을 통해 설립된 '충주 거점 산지유통센터(APC)'는 단양과 제천, 음성, 괴산 등 충북 북부권에 위치한 농가 650곳에서 생산한 사과를 세척·선별·포장·출하하는 과실 전문 APC입니다. 생산단계부터 관리하고 사과 브랜드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 저온저장고와 선별기 등을 통해 비용을 줄여 농가엔 더 큰 수익을, 소비자들에겐 품질 좋은 사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 25.12.1010:18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59개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축산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국내보완대책 가운데 하나가 '조사료생산기반확충 사업'이다. 조사료는 볏짚이나 목초 등 거친 섬유질 위주의 사료로, 이 사업을 통해 국산 조사료의 생산·유통·가공 기반을 갖춘 지역 단위 가공·유통센터가 확충되면서 국산 조사료 품질과 시장 신뢰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 김제에 위치한 전주김제

  • 25.12.0909:11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올해 3분기 기준 한국은 22개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통해 59개 국가와 FTA를 활용한 무역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첫 FTA인 한-칠레 FTA가 발효된 2004년 4월 이후 약 21년 5개월 만의 성과다. 정부는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85% 수준인 FTA 네트워크를 글로벌 1위인 90%까지 더 넓고 촘촘하게 확충할 방침이다. FTA 네트워크 확대에 따라 한국의 수출 시장이 넓어진 만큼 수출액도 2004년 2538억달러에서 2024년 6836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