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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건어물녀와 워킹맘을 위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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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건어물녀와 워킹맘을 위로하다 tvN 방송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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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올해 서울시가 발표한 '통계로 본 서울남녀의 결혼과 출산' 자료에 따르면 서울여성의 평균 출산 연령은 32.5세이며 초혼 연령은 30.4세로 나타났다. 20년 전(25.7세)보다 4.7세 높아진 수치. 25∼29세 여성의 미혼율은 1990년 29.4%에서 2010년 80.2%로 대폭 상승했다.

요즘은 '골드미스' '건어물녀' 등의 수식어들이 생겨나면서 결혼을 하지 못한 직장여성들이 당연시되고 있는 추세다. '건어물녀'는 일본의 한 만화에서 비롯된 유행어인데, 직장에서는 똑 부러지고 유능하지만 퇴근 후에는 꾀죄죄한 몰골로 혼자 맥주와 건어물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는 여성을 뜻한다.


실제로 주변을 둘러보면 매사에 철두철미하고 당당한 '골드미스'보다는 외로움에 치를 떠는 '건어물녀'들이 많이 있다. 요즘 30대 직장 여성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내가 결혼은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스런 질문들을 쏟아낸다. 마음 속으로는 결혼을 꿈꾸면서도 대체 왜 결혼을 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것일까.

그 답은 아주 간단하게 드라마에서도 찾을 수 있다. 요즘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는 tvN 드라마 '미생'(극본 정윤정, 연출 김원석)에서는 고달픈 직장인들의 애환을 고스란히 보여주며 폭풍 공감을 이끌어낸다.


지난 5화에서 선차장(신은정 분)은 남편이 갑작스레 상가집에 가야 한다며 아이를 떠밀어 난감한 상황에 처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남자 못지 않게 많은 일들을 회사에서 처리하고 있지만 협조해주지 않는 남편 때문에 그는 발을 동동 구른다.


중요한 미팅을 연이어 미루고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상태. 꼭 한 번만 퇴근길에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데려와 달라고 했지만 남편은 그 약속마저 지키지 못했다. 완벽한 업무 능력을 지닌 선차장이지만 온종일 불안해하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그날 회사에서는 또 다른 여직원 한명이 쓰러지는 일이 발생한다. 연일 야근에 새벽출근으로 무리한 상태인데다 진단 결과, 임신이라는 소식이 전해져 또 한 번 회사가 발칵 뒤집힌다. 남직원들은 격분하며 "애 낳은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임신을 하냐"고 숙덕거렸다. 그녀가 휴직을 하면 실무진을 새로 구해야 하는 점도 이들에게는 피곤한 일이었다.


신입사원 안영이(강소라 분)는 이 모든 상황들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쉰다. 물론 남자친구도, 결혼 계획도 없는 상태이지만, 무의식 속에서 '결혼'이란 단어는 더욱 멀어져만 간다. 선차장이 빠트린 서류를 가져다 주러 간 영이는 쓰러진 여직원이 왜 임신했다는 얘길 안하고 무리해서 일을 했을지 의문을 드러냈다.


이에 선차장은 "말 못했을거야. 셋째는 무리긴 하지"라며 "세상이 아무리 좋아져도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건 쉽지않아. 워킹맘은 늘 죄인이지. 회사에서도 죄인, 어른들에도 죄인, 애들은 말할 것도 없고"라며 세상 모든 워킹맘들의 고충을 대변한다.


더불어 그는 영이에게 "일 계속 할거면 결혼하지마. 그게 속 편해"라며 쐐기를 박는다. 결혼적령기에 접어들었지만, 제대로 된 연애조차 하지 못하는 여성들이 우후죽순 늘어나는 것도 일적인 성공을 꿈꾸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만일 원대한 꿈을 가지지 않았더라도 어렵게 입사한 회사에서 내쳐지지 않으려면 지금 이 순간을 치열하게 살아가야 한다. 퇴근 후엔 일에 지쳐 쉬고픈 마음 뿐인데 연애가 웬 말이랴.


'미생' 제작진은 "여성이 결혼, 출산, 육아로 인해 직업을 포기해야하거나 성차별을 감내해야 하는 아픔, 직장 내 성희롱 등 묵직한 주제를 담았다"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자 미생들을 위로하는 에피소드로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치유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분명한 건, 많은 '여자 미생'들이 드라마를 통해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는 점이다. 시청률 고공행진에는 다 이유가 있다.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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