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이장현 기자]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은 이미 지난 6월부터 기술금융 확산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신제윤 위원장은 기술금융 지원 우수 금융기관을 찾는 현장방문으로 보폭을 넓히고, 기술금융 지원 실적을 은행 평가에도 반영해 인센티브를 부여할 방침이다.
신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제3차 금융혁신위원회 모두발언을 통해 "그동안 기술금융 분야에서 목표치 달성, 신규대출 증대 등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일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낡은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초기에는 강한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금융위에서 실시하는 은행평가도 'CAMEL'이라 불리는 기존의 '경영실태평가'와 새로 만들어지는 '혁신성 평가'로 나뉘어 이뤄진다.
CAMEL이 자본적정성, 자산건전성, 경영관리 적정성 등 건전성 위주의 평가로 이뤄졌다면, 혁신성 평가는 기술금융 확산(40점), 보수적 관행개선(50점), 사회적 책임 이행(10점) 등 올해 금융권 화두를 모두 담아 평가한다. 금융위는 혁신성 평가가 은행권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촉매제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혁신성 평가 중 '기술금융 확산' 부분은 공급규모가 가장 큰 점수(20점)를 차지한다. 또 공급량 뿐만 아니라 신용지원에도 가점을 부여해 담보보다는 기술평가에 따른 신용대출을 독려하고 있다.
금융위는 혁신성 평가 점수에 따라 정책인센티브를 확실히 차등하겠다는 계획이다.
먼저 신ㆍ기보의 은행별 출연료를 차등화한다. 그동안 자산 규모에 맞춰 일률적으로 출연료를 분담했지만 혁신성 평가 점수에 따라 우수한 은행은 우대하고 미흡한 경우는 인상한다. 정책금융공사의 온렌딩 신용위험 분담도 우수은행은 현행 50%보다 확대해준다. 온렌딩 공급규모 역시 우수은행은 현행 기준보다 우대한다.
여기에 신 위원장은 혁신성 평가결과와 총이익대비 인건비를 함께 공시한다고 밝혔다. 즉 혁신은 외면하면서 보수만 높은 은행을 가려내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또 혁신성 평가결과를 임원의 보수수준과도 비교가 가능하도록 공시한다. 혁신성 평가는 시중은행, 지방은행, 특수은행 등으로 나눈 뒤 상대평가제로 운영되고, 반기마다 평가해 매년 2ㆍ8월 결과를 공개한다.
금융위는 우선 지난 29일 기업금융나들목(www.smefn.or.kr)과 은행연합회(www.kfb.or.kr) 홈페이지에 '기술금융 종합상황판' 메뉴를 신설했다. 금융위는 은행 전체와 은행별 기술신용대출 실적을 그래프로 한눈에 알아보게끔 공개하고 격주마다 업데이트 하기로 했다.
한 시중은행 기술금융부서 관계자는 "실적에 따른 정책금융 지원 등 기술금융이 녹색금융보다는 제도적인 측면에서 견고하고 은행으로서도 메리트가 있다"면서도 "은행 자체 기술평가 교육이 안 돼 있으니 평가서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되는 등 기술금융의 안착에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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