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프로야구 넥센의 왼손투수 오재영(29)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팀의 '3선발'로 활약하고 있다. 외국인투수 헨리 소사(29)와 앤디 밴 헤켄(35)이 앞문을 막고, 그 다음 선발 바통을 오재영이 이어받는다.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제 몫을 톡톡히 했다. 5전 3선승제 플레이오프에서 두 팀이 1승씩을 주고 받고 열린 3차전. 오재영은 지난달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이 경기에서 6이닝 3피안타 1실점(6-2 넥센 승리)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투구수는 아흔한 개. 볼넷은 두 개를 줬고, 삼진은 두 개를 잡았다. 경기 뒤 양상문 LG 감독(53)이 "평소 잘 던지는 직구, 커브와의 함께 짧게 떨어지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도 좋았다"고 칭찬할 정도였다.
이제 오재영은 삼성과의 한국시리즈를 준비한다. 한국시리즈 선발 마운드에 설 경우 2004년 이후 10년 만의 등판이다. 청원중과 청원고를 졸업하고 2004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신인 2차 드래프트 1라운드 5순위)한 오재영은 데뷔 첫 해 서른 경기 10승 9패 평균자책점 3.99로 신인왕을 차지했다.
그리고 2004년 10월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한국시리즈 상대전적 1승 2무 1패에서 맞은 5차전이었다. 고졸 신인에게 버거울 수 있는 경기였지만 오재영은 5.2이닝 2피안타 1실점 호투로 팀에 4-1 승리를 안겼다. 실점은 6회초 선두타자 조동찬(31)에 맞은 솔로홈런이 유일했다. 오재영의 호투로 2승 2무 1패로 앞서 나간 현대는 결국 9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4승 3무 2패로 역대 네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오재영은 LG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을 마친 뒤 "2004년에도 시리즈 전적이 같을 때 경기에 나갔다"며 "10년 만에 기록한 포스트시즌 승리인데 한 번 나가는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내 기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규리그 때 2군에 내려간 시간도 있었다. 많이 아쉬웠는데 이 한 경기가 많은 위로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오재영은 자신을 '변수'라고 표현했다. 포스트시즌 같이 큰 경기에서는 항상 잘하는 선수들 이외에 '변수' 선수들이 활약해줘야 유리한 승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는 "1차전에서도 (윤)석민이의 결승홈런으로 이길 수 있었다. 나나 석민이 같은 선수들이 나와야 경기를 쉽게 풀 수 있다"고 했다.
플레이오프를 끝내고 1일 하루를 쉰 오재영은 이제 삼성과의 한국시리즈를 위해 2일 오후 대구로 이동한다. 넥센과 삼성의 한국시리즈 1차전은 오는 4일 오후 6시 30분 삼성의 홈인 대구구장에서 열린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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