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레슬링 그레코로만형의 에이스 김현우(26·삼성생명)와 류한수(26·삼성생명)가 생애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다.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1일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결승 경기에서 연달아 일본 선수들을 제압했다.
먼저 승전보를 울린 건 류한수였다. 66㎏급 결승 경기에서 일본의 마스모토 류타로를 기술 점수 2-0으로 제압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레슬링대표팀의 에이스로 다시 한 번 자리매김했다. 류한수는 초반부터 상대를 적극적으로 밀어붙였다. 계속된 허리 공략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끊임없는 공세로 마스모토의 진을 뺐다. 그 덕에 2피리어드에서 상대의 빈틈을 자주 파고들었고, 기술점수로 끝내 2점을 얻었다.
류한수와 마스모토는 서로를 잘 아는 사이다. 국제대회는 물론 한일 합동훈련, 평가경기 등을 통해 자주 부딪혔다. 류한수는 “나에 대해 잘 알다 보니 매트에서 거의 빈틈을 내주지 않았다”면서도 “무조건 이긴다는 정신력으로 버틴 것이 주효했다”고 했다. 그는 “아시안게임의 영광은 이제 잊겠다. 2년 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의 금메달을 위해 다시 한 번 전진하겠다”고 했다.
이어서 매트를 밟은 김현우는 금빛 바통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75㎏급 결승 경기에서 일본의 가나구보 다케히로를 기술 점수 4-0으로 꺾었다. 1피리어드 초반 적극적인 공세로 1점을 두 번 땄고, 상대의 허리를 들어 메쳐 2점을 추가했다. 2피리어드에서도 공격을 주도, 박장순 자유형 대표팀 감독, 심권호 대한레슬링협회 이사에 이어 한국 레슬링 역대 세 번째로 그랜드슬램을 이뤘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현우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바 있다. 지난해와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2회 연속 우승을 이루는 등 한국 레슬링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김현우는 “국내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최고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선수로 남기 위해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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