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 8시 남자축구 4강전
[인천=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한국 축구는 30일 오후 8시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태국과 인천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강전을 한다. 태국은 쉽지 않은 상대다. 한국은 1962년 자카르타 대회 조별리그(3-2 승)를 시작으로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태국과 여덟 차례 만나 6승2패를 기록했다. 1998년 방콕 대회 8강전에서는 1-2로 역전패해 금메달 도전을 접었다. 당시 공격수로 출전해 동점골을 넣은 키아티삭 세나무앙(41)이 현재 태국의 감독이다.
태국축구 전문가 배성재 한마음고등학교 감독(35)은 태국의 빠르기를 경계했다. 그는 2011년부터 2012년까지 태국에서 프로구단 감독으로 일했다. 태국이 수비에 무게를 두고 많이 뛰면서 역습 한 방으로 골을 노리는 축구를 한다고 정리한 배 감독은 "(태국선수들은) 덥고 습한 날씨에 적응한 선수들이라 체력적으로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태국은 이번 대회 8강전까지 다섯 경기에서 열다섯 골을 넣고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조별리그에서 몰디브(2-0승), 동티모르(3-0 승), 인도네시아(6-0 승) 등 비교적 쉬운 상대를 만나기는 했지만 경기 내용이 나쁘지 않았다.
세나무앙 감독(41)은 국가대표로 131경기에 출전해 70골을 기록한 태국 축구의 전설이다. 브라질의 축구 영웅 코임브라 지코(61)에 빗대 '시코'라는 애칭으로 불린다고 한다. 지난해 6월부터 성인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 감독을 겸직했다. 배 감독은 "기동력을 중시하며 빠르고 돌파력이 좋은 선수들을 선호한다"고 했다. 공격적인 축구를 하는 감독이라 지금까지는 약한 팀을 상대로 우세한 경기를 했지만 한국과의 경기에서는 수비에 더 치중할 가능성이 크다.
경계 대상은 4-1-2-3 전형의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뛰는 차나팁 송크라신(21)이다. 키가 157㎝에 불과하지만 빠른 발로 측면을 허물고 중앙으로도 활발히 움직인다. 요르단과의 8강전(28일ㆍ2-0 승)에서는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다섯 경기에서 세 골을 기록하며 최전방 공격수 아디삭 크라이손(23ㆍ5골)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했다. 배 감독은 "공을 다루는 발재간과 측면에서 경기를 푸는 기술이 좋아 '태국의 메시'로 통하는 선수"라고 귀띔했다.
한국은 장신 공격수 김신욱(26ㆍ198㎝)을 활용한 제공권 싸움으로 승부를 건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17일ㆍ1-0 승)에서 오른쪽 종아리를 다친 그는 세 경기를 쉬었다. 이광종 감독(50)은 승부처에서 김신욱을 교체선수로 기용할 예정이다.
태국 포백(4-back) 수비의 평균 신장은 176.8㎝로 김신욱보다 20㎝이상 작다. 중앙 수비수 타나분 케사랏(21)이 180㎝로 가장 크다. 코너킥과 프리킥 등 세트피스에서 공략해야 할 지점이다.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모두 골을 넣은 김승대(23)는 2선에서 빈 공간으로 침투해 상대의 밀집수비를 무너뜨릴 계획이다. 김신욱은 "동료 공격수들과 충분히 대화를 하며 득점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