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만의 강북 분양에 미아4·보문3구역 실수요자들로 빼곡
[아시아경제 윤나영 기자] '9·1대책' 한 달째, 신규 분양시장에서는 실수요자들과 투자자들이 뒤엉켜 모처럼 뜨거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견본주택마다 모여든 수만명의 수요자들은 청약통장을 써야할지를 두고 고민하는 모습이다.
롯데건설과 GS건설이 모처럼 강북 재개발 지역에 공급한 대규모 단지부터 수요자들의 분주함은 그대로 나타난다.
서울 강북구 미아4구역을 재개발한 '꿈의숲 롯데캐슬'은 전용면적 59~104㎡ 총 615가구 중 309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강북구에 5년 만에 공급되는 신규 아파트다.
'보문파크뷰자이'는 성북구 보문3구역을 재개발한 단지로 1186가구 중 483가구가 일반분양 대상이다. 트리플 역세권으로 직주근접형 단지이고, 중소형 단지 중 드물게 세대분리형이 적용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게도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토요일(27일) 오전 서울 강북구 미아4구역 '꿈의숲 롯데캐슬' 견본주택 앞은 100m가 넘게 줄을 선 인파로 장사진을 이뤘다. 신건영 롯데캐슬 분양소장은 "개관 첫날인 26일 하루에만 1만명 가까이 몰렸다"며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많이 찾아올 줄은 몰랐다"고 했다.
이날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 중에는 신혼부부로 보이는 젊은 커플도 많았다. 지난해 4월에 결혼했다는 고모씨 부부는 "경기도 양주 새 아파트에 신혼집을 차렸다가 직장 때문에 올 초 강북구로 이사 와 전세로 살고 있다"며 "아무래도 새 아파트에 대한 미련이 남았는데 이 지역에 오랫만에 새 아파트가 들어선다고 해서 보러 왔다"고 말했다.
'꿈의숲 롯데캐슬'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1440만원대. 주변 시세와 비교 비싼 편은 아니라는 게 분양소장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최근 전세 물량 부족으로 전셋값이 많이 오른 강북구에서 5년 만에 공급되는 아파트인 만큼 지역 내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많은 것 같아 보였다.
이날 견본주택에서 청약 상담을 받고 나온 주부 류모(46ㆍ여)씨는 "아이들 교육 때문에 빼도박도 못하는 상황이라 높은 전셋값을 감당하면서 중계동서 생활한 지 10년"이라며 "애들도 다 컸고 강북에 새 아파트가 나오면 이사하려고 전부터 마음 먹고 있었는데 5년 만에 첫 분양이라 이 참에 전세 탈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성북구 보문동에 위치한 '보문파크뷰자이' 견본주택에도 실수요자와 투자자들로 북적였다. 임종승 보문파크뷰자이 분양소장은 "방문객 중 투자자는 10% 내외 정도로 보고있다"며 "강북에 투자수요가 몰리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전용면적 45~84㎡의 중소형으로만 구성된 '보문파크뷰자이'는 소형 평형인 45㎡ 주택형(일반분양 161가구)과 세대분리형인 84㎡F(일반 39가구)를 중심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주변지역에서 왔다는 한 노부부는 "자녀들을 분가시키고 집 크기를 줄이려고 알아봤는데 규모가 작으면서도 안방이 넓어 마음에 든다"며 "무엇보다 중대형에만 있던 세대분리형도 분양해 노후에 임대수익형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점이 좋은 것 같다"고 흡족해했다.
실수요자 중 일부는 분양가와 입지 때문에 망설이는 모습도 보였다. 견본주택 근처에 위치한 '보문파크뷰자이' 공사현장을 둘러보던 성북구 주민 현모(39ㆍ여)씨는 "강북이라는 지역 특성상 3.3㎡당 분양가 1590만원대는 좀 비싼 것 같다"며 "언덕에 위치한 지형이라 경사가 가파르고, 단지마다 높낮이가 커서 잘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나영 기자 dailybe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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