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양적완화(QE)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주 실시된 목표장기대출(TLTRO)를 통한 시중은행에 대한 자금 지원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우려 속에 ECB가 국채 매입과 같은 미국식 양적완화에 조금씩 접근해가는 모양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드라기 총재는 유럽의회 경제재정위원회에 출석해 "유로존의 디플레 방어와 성장을 위해 필요하면 추가적인 비전통적인 부양책을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ECB의 최대주주인 독일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드라기 총재는 양적완화를 예고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도 "비전통적인 수단을 추가하거나 이미 활용하고있는 비전통적인 수단의 규모와 구성을 변경할 준비가있다"고 말했다.
그는 12월 예정된 2차 TLTRO에서는 보다 많은 자금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는 등 변수를 거론하기도 했지만 이번 발언은 양적완화의 조건이 갖춰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면서 재정정책만으로는 위기 돌파가 어렵다는 주장도 설파했다.
ECB가 내놓은 일련의 금리인하 정책과 자산유동화 증권(ABS) 매입에 이어 양적완화까지 추가하는 것이 유로 경제의 문제를 근본적인 해결할 방안이 아니라는 게 드라기 총재의 입장이다.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의 잠재 성장률을 높이는 경제 개혁을 수반해야 한다"며 "구조 개혁이 없으면 금융 및 재정 정책이 의미있는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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