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까지 열린 방과후학교·돌봄교실 박람회서 큰 호응...222개 마을학교에서 1883여명 학생들 무료 수강...서울 지역 교육여건 만족도 1위 토대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노원구(구청장 김성환)가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합니다’란 취지로 추진해온 ‘마을이 학교다’사업이 교육부 주최 '2014년 제6회 방과후학교 대상 시상식'에서 지역사회파트너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시상식과 함께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방과후학교·돌봄교실 박람회’에 ‘마을이 학교다’ 사업이 최우수사업으로 참여해 관람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교육부가 주최하고 한국교육개발원, 삼성꿈장학재단 등이 공동 주관한 이번 시상식과 박람회를 통해 노원구가 마을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한 일환으로 지난해 5월부터 추진해 온 ‘마을이 학교다’ 사업이 전국적으로 인정을 받게 됐다.
구가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한국의 교육 현실이 학교(교육자치)와 마을(행정자치)이 분리돼 있어 청소년들 학업중단, 학업 부적응, 왕따, 폭력 등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기 때문이다.
‘학교’와 ‘마을’이 청소년기의 교육을 함께 고민하고 지속 가능한 교육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이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노원구민 중 재능 기부를 원하는 사람은 구청에 마을학교 운영 계획서 등을 제출하면 지원을 받아 마을학교를 세울 수 있었다.
재능기부자가 자신의 집이나 학원, 작업실을 강의장으로 제공하는 경우도 있었다. 장소를 구하지 못할 때는 구청에서 평생교육원 강의실, 복지관, 주민센터 등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공간을 찾아주고 실비의 강의료도 마을학교 설립자에게 지원했다.
5대 분야(꿈 있는 마을, 책 읽는 마을, 즐거운 마을, 건강한 마을, 안전한 마을) 31개 과제로 나누어 다양한 마을학교를 개설했다.
학생들은 무료로 창의과학은 물론 미술, 뉴스포츠, 어린이 건축학교, 프랑스 문화학교 등 다양한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마을학교 사업에 대한 호응이 늘면서 재능기부 선생님은 지난해 210명에서 올해 280명으로 증가했다. 참여 학생들도 2013년 133개 마을학교에 약 1100명이던 것이 엄마들 사이에서 교육내용이 충실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올해에는 222개 1883명으로 늘어났다.
구는 연말까지 300개 마을학교를 개설한다는 구상이다. 또 학생들이 1회성 참여활동으로 그치지 않도록 학생성장이력관리지원을 위해 마을학교 홈페이지도 구축했다.
마을학교의 동아리, 봉사, 진로, 독서활동으로 자기만의 커리어 포토폴리오 구축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자료를 관리해 준다.
◆마을에서 배워 세계 청소년들과 어깨를 나란히
세계문화예술인협회 이사장으로 활동하던 화가 이보석씨는 지난해 구청으로부터 마을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초등학교 4학년 이상 학생들을 대상으로 '꿈과 이야기가 있는 미술 마을학교'를 개설했다. 기존 입시위주의 미술교육이 아닌 아이들이 자신들이 표현하고 싶은 미술세계를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자 아이들은 너무나 놀라운 상상력을 발휘해 작품을 쏟아냈다.
가르치는 재미에 푹빠진 이보석씨는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21세기 국제창작예술가협회와 연계, 세계 청소년 미술교류전를 열기로 계획을 세웠다.
이보석씨는 올 초부터 그동안 마을학교에서 만든 아이들의 작품을 모아 지난 3일부터 19일까지 북서울시립미술관과 노원구청에서 요르단, 미국, 독일 등 10개국 58명의 청소년이 참여하는 ’세계 청소년 미술교류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보석 학교장은 "처음에는 큰 기대없이 시작했지만 하다보니 아이들의 풍부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작업하는 시간이 즐겁다"고 말했다.
이외도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예술가 김성진 10명과 노원구의 고등학생 20명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7월7일부터 8월까지 마을학교 뮤지컬교실을 운영했다. 2달여간의 연습 끝에 청소년 문제를 다룬 창작 뮤지컬 '짱'을 지난달 14일 노원어울림극장에서 공연하기도 했다.
청소년들은 음악, 안무, 연기 등 다양한 예술적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으며 지역사회 모두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교육모델로 발전시켜 예술을 통한 소통이 활발해 지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매주 일요일 오후 1시부터 노원정보도서관에서 열리는 프랑스 문화학교도 인기다. 프랑스를 여행하고 싶어하거나 알고 싶은 이들을 위해 개설된 이 학교의 교장은 이경신씨.
프랑스파리Ⅲ대학을 졸업하고 파리에서 근무한 경험을 통해 청소년들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프랑스의 예술, 문화, 역사 및 축제 등을 멀티미디어 자료와 함께 생동감있게 전해주고 있다. 특히 이 강좌는 유럽여행을 준비하는 수강생들이 가족단위로도 수강하고 있다.
노원구가 지난 3월 서울대 행정대학원과 중앙선데이가 공동기획한 ‘초·중·고등교육 여건 만족도 평가’에서 전국 6위,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중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마을학교의 역할이 컸다.
이번 교육부 '방과후학교 대상' 최우수상 수상을 통해 교육 일번지임이 확인됐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지방선거 기간중 선거운동 일환으로 이 사업을 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아이들의 교육을 엄마와 학원 그리고 학교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가 모두 나서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추진해왔다”며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학생들이 창조적 생각과 공동체 의식을 키워갈 수 있도록 마을이 학교다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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