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아시안게임의 최대 흥행요소로 기대를 모았던 북한 응원단 참가가 결국 무산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개막을 불과 몇시간 앞둔 상황에서 북한 응원단 참가가 시간적으로 불가능하고 지금껏 북한의 이렇다할 입장 변화도 없어 이번 대회 참가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북한 응원단의 참가는 전국민적 관심을 한데 모으고 대회 흥행을 유도할 것이라는 점에서 인천아시안게임의 ‘핫 이슈’로 부각됐다.
북측은 지난 7월 이번 대회에 350명의 응원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참가가 성사되면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2003년 대구유니버시아드, 2005년 인천육상선수권대회 이후 9년만에 국내서 개최되는 국제대회에서 북한의 미녀 응원단을 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북측은 돌연 응원단을 보내지 않겠다며 입장을 번복했다. 지난달 28일 손광호 북한 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은 조선중앙TV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 “남측이 우리 응원단이 나가는 것을 우려하면서 시비하고 바라지 않는 조건에서 우리는 제17차 아시아경기대회에 응원단을 내보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후 남북은 실무접촉을 통해 북한선수단 파견에 대해서만 협의했을 뿐 응원단 문제는 재논의조차 하지 못한 채 무산시켰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개막을 하루 앞둔 18일 “인천에서는 북한 응원단의 참여를 기대했지만 중앙정부 입장 등 여러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다”며 “현재로서는 북한 응원단의 참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1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인천아시안게임 남북공동응원단’ 역시 개막 직전까지 기대를 걸고 있지만 가능성은 거의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남북공동응원단 관계자는 “대회 흥행은 물론 남북 화해의 모습을 국제사회에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쳐 아쉽다”며 “무엇보다 대통령과 인천시장의 결단을 바랬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의 최측근이며 아시안게임 개최도시의 수장으로서의 유정복 시장의 존재감이 없는 듯해 안타깝다”며 북한 응원단을 성사시키기 위해 유 시장이 얼마만큼의 노력을 기울였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동안 남북공동응원단은 정부가 나서기 곤란하다면 아시안게임 개최 도시인 인천시가 북한 응원단을 조건 없이 직접 초청하라며 유정복 시장의 결단을 촉구해왔다.
한편 남북공동응원단은 이번 대회기간 동포애적 차원에서 북한 선수단을 응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간 경기 역시 승부를 떠나 남북이 하나되는 공동응원전을 펼칠 계획이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