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 엄윤철·림정심 강력한 금메달 후보…여자축구·레슬링 등서 추가 메달 노려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북한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10위권 재진입을 목표로 삼았다. 2006년 도하 대회에서 16위,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12위에 그친 아쉬움을 씻겠다는 각오다.
북한은 지난 11일 선발대(94명)를 시작으로 16일(87명), 19일(33명), 22일(41명), 28일(7명)에 걸쳐 선수단 273명(선수 150명)을 파견한다. 이들은 비교적 차분하게 경기력을 정비하고 있다. 남녀 축구의 경우 훈련 시간을 세 번이나 바꾸고 '북한'이라는 국명에 민감한 반응도 나타냈지만 '술래잡기'를 응용한 게임으로 몸을 푸는 등 비교적 밝은 얼굴로 현지에 적응하고 있다. 선수촌 내 피트니스센터에서 웨이트트레이닝도 즐겁게 했다. 조정 대표팀도 14일 충북 충주의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으로 이동해 배를 배정받고 현지 적응에 나섰다. 이들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충주의 선수촌 분원에 머무른다. 선수단의 요청으로 모든 훈련은 비공개로 진행한다.
베일에 싸였지만 북한의 여자 축구는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지난해 7월 동아시아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다. 당시 공격수 허은별(22ㆍ4.25체육단)은 득점왕(2골)에 올라 북한으로 돌아가 '공훈체육인' 칭호를 받았다. 2010년 아시안컵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조윤미(25ㆍ4.25체육단), 독일리그에서 러브콜 세례를 받았던 김은향(21ㆍ4.25체육단), 올해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 4강의 주역 라은심(26ㆍFC압록강) 등도 세계 정상급 선수로 평가받는다.
북한은 역도에서도 강세다. 이미 2012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 세 개, 동메달 한 개를 땄다. 특히 용상에서 역대 여섯 번째로 체중의 세 배 이상(168㎏)을 들어 올린 남자 56㎏급의 엄윤철(23ㆍ압록강체육단ㆍ합계 293㎏)은 이 체급 세계기록 보유자다. 지난해 9월 평양 류경 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안컵 용상에서 169㎏을 기록했다. 터키의 역도 영웅 할릴 무틀루가 보유했던 168㎏보다 1㎏을 더 들었다. 런던 올림픽에서 우렁찬 기합 소리와 허공을 향한 주먹질로 이목을 끈 62㎏급의 김은국(26ㆍ4.25체육단)도 인상 153㎏, 용상 174㎏, 합계 327㎏로 세계기록 대열에 합류했다. 이 부문 한국 최고 기록은 309㎏에 불과하다. 여자 69㎏급의 림정심(21ㆍ4.25체육단)의 기량도 압도적이다. 런던올림픽에서 인상 115㎏, 용상 146㎏ 합계 261㎏으로 2위 다니엘라 록산나 코코스(25ㆍ루마니아)를 5㎏차로 따돌렸다. 그의 동생이자 올해 주니어아시아선수권대회 3관왕을 이룬 여자 58㎏급의 림은심(18)과 런던 올림픽 여자 48㎏급에서 동메달을 딴 량춘화(23ㆍ425체육단)등도 빼놓을 수 없는 금메달 후보다.
북한은 이밖에도 레슬링, 유도 마라톤 등 첨단 기구가 필요 없는 맨몸 종목에서 금메달 추가를 노린다. 특히 레슬링 그레코로만형의 윤원철(25ㆍ425체육단)은 런던올림픽 55㎏급 예선에서 최규진(29ㆍ한국조폐공사)에게 패했지만 지난해 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최근 59㎏급으로 체급을 올리고 경기력이 더 매서워졌다는 평. 유도에서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78㎏급 우승자 설경(24)과 지난해 동아시아경기대회 여자 48㎏급 정상에 오른 김솔미(24)의 기량이 아시아 정상권이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여자 마라톤의 김금옥(26)의 질주도 주목해볼만 하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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