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4온 2퍼트'로 일명 '양파'.
허미정(25)이 울퉁불퉁한 에비앙 그린의 '희생양'이 됐다. 14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 레뱅 에비앙마스터스골프장(파71ㆍ6453야드)의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다섯번째 메이저 에비앙챔피언십(총상금 325만 달러) 3라운드 16번홀(파3)이다. 4, 7번홀에서 버디 2개를 솎아내며 김효주(19)와 함께 공동선두(9언더파)를 달리던 시점이라는 게 더욱 아쉬웠다.
티 샷이 그린을 지나 프린지, 그다지 나쁘지 않은 상황이었다. 어프로치 샷은 그러나 홀 앞에 떨어진 뒤 급경사를 타고 오히려 가속도가 붙어 워터해저드까지 굴러 들어가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드롭할 지점조차 마땅치 않아 1벌타 후 처음 샷을 한 곳에서 다시 퍼터를 선택했고, 이번에는 터무니없이 짧아 2퍼트를 더했다. 공동선두에서 3위(6언더파 207타)로 밀려났다.
허미정 역시 "16번홀이 너무 아쉽다"며 "빨리 잊고, 내일을 기약하겠다"고 입맛을 다셨다. 국가대표를 거쳐 2007년 프로로 전향하자마자 곧바로 미국 무대로 직행한 선수다. 2008년 2부 투어 격인 퓨처스투어 상금랭킹 4위로 2009년 LPGA투어에 합류해 8월 세이프웨이클래식에서 기어코 첫 우승을 일궈냈다. 하지만 이후 내리막길이 이어지면서 5년째 무관의 설움을 겪고 있다.
모처럼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이번 대회에서는 특히 '나 홀로 플레이'를 펼치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22살짜리 현지 캐디를 배정받았지만 경험이 부족해 코스공략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는 허미정은 "거리와 퍼팅라인 등 모두 혼자 계산하면서 경기하고 있다"며 "그래도 3라운드까지 잘해왔고, 마지막날도 나만의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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