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올해 하반기 은행권 채용이 본격화되면서 각 은행들이 내놓은 차별화된 인재 선발 방법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권선주 행장 취임 이후 첫 대규모 신입행원 채용에 나선 IBK기업은행은 입사지원서에 어학점수와 자격증 기재란을 없애고 자기PR 전형을 확대하는 등 우수 인재를 잡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12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신입행원 공개 채용에서 자기PR 대회 규모가 확대됐다. 기업은행의 자기PR 대회는 지난해 하반기에 처음 도입된 것으로 4분 동안 지원자들이 자신의 강점과 잠재력 등을 자유롭게 홍보할 수 있도록 하고 우수자에게는 서류전형 우대 혜택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는 지원자 중 접수를 받아 300여명을 선발해 하루 동안 대회를 개최했는데 올해는 500명으로 인원을 늘려 이틀간 실시한다는 것이 기업은행의 설명이다.
이처럼 기업은행이 자기PR 전형을 확대한 것은 지원자들의 반응이 좋았던 데다 열정과 역량만으로 인재를 선발한다는 점을 강조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는 300명을 선발해 자기PR의 기회를 부여했는데 1000여명이 몰렸으며 이를 통해 서류로는 평가할 수 없는 경험을 가진 지원자들을 뽑을 수 있었다고 은행 측은 밝혔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예를 들어 지난해 한 여성 지원자의 경우 180일간 세계일주에 도전해 3대륙, 14개국, 42개 도시를 여행하며 4만1000km를 혼자서 횡단한 이색 경력을 자기PR 대회에서 4분 동안 발표해 좋은 점수를 받았고 결국 최종 합격에 성공했다"고 소개했다.
기업은행은 또 이번에 취업준비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입사지원서에 어학점수와 자격증 기재란을 아예 없애고, 필기시험은 이공계를 포함한 비상경계열 전공자들이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할 수 있는 유형의 문제를 출제키로 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하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변화에 권 행장의 경영 철학과 인재상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스펙보다는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무장된 인재를 찾는다는 것이 자기PR 대회의 취지"라며 "다양한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험과 시각을 갖춘 인재를 최우선으로 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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