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10명중 6명은 북한서 한국 상품 사용 경험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 주민의 남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더 강해졌음을 시사하는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은 지난해 북한을 떠나 남한에 온 탈북자 149명을 대상으로 한 면접조사 결과 '북한에 있을 때 남한이 협력 대상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한 비율은 55.7%로, 2012년 북한을 떠난 탈북자 대상으로 한 지난해 조사 때(63.9%)보다 감소했다고 27일 밝혔다.
반면 '남한이 적대 대상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한 비율은 20.1%로, 작년 조사 결과(12.8%)보다 7.3%포인트 증가했다. '남한의 무력 도발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고 답한 비율도 45.9%에서 63.7%로 대폭 늘었다.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는 "지난해 초긴장 국면을 겪은 남북관계의 현실과 북한의 대남 비난 선전이 북한 주민의 부정적인 대남 인식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상반기 남북관계는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에 이어 개성공단이 가동중단 상태에 빠지는 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북한은 하반기에도 박근혜 대통령과 남재준 당시 국가정보원장 등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대결의식을 고취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북한 주민의 지지도가 50%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은 64.4%로, 지난해 조사 결과(61.7%)보다 소폭 증가했다.
탈북후 입국에 걸리는 시간도 단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개월 미만 걸린 응답자는 30.2%, 2개월 미만이 48.3%로 전체의 78.5%가 2개월도 안돼 북한을 떠나 한국으로 들어왔다.
탈북전 최종 거주지는 양강도가 72명으로 전체의 48.3%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함경북도가 53명으로 35.6%를 차지했다. 평양은 단 3명에 불과했다.
탈북전 공식 월급은 한푼도 없었다고 한 사람이 91명으로 갖아 많았고 이어 5000원 미만(39명),1000원 미만(13명)의 순이었다. 100만원 이상을 받은 사람도 1명 있었다.
또 지난 3년 간 북한 농작물 생산 증가에도 북한주민의 식
생활의 양적 개선은 크게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세끼를 먹었다고 답한 비율은 74.5%로 2012년(75.4%),2013년(81.2%)보다 악화됐다.
식생활의 질 조금씩 개선되고 있지만 양극화 현상도 증가했다. 쌀밥 섭취 늘어나고 있지만 거의 강냉이로만 식사한 응답자도 증가했다. ‘거의 입쌀로 식사’한다는 응답비율은 2012년 35.7%, 2013년 36.8%, 2014년 41%로 높아졌다. ‘거의 강냉이로만 식사’한 비율도 2012년 26.2%, 2013년 22.6%, 2014년 29.9%로 올라갔다.
반면, 의류는 북한의 경고업 생산 증가로 북한산 비중이 높아졌지만 중국산 의존도가 압도적 수준이었다. 중국 의류 비중은 2012년 87.7%, 2013년 92.5%, 2014년 85.5%인 반면, 북한산은 같은 기간 7%, 3%,9%로 조사됐다.
탈북자 다수는 북한에 있을 때 남한 물건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에서 살 때 남한물건 사용한 경험 ‘있다’는 응답자 10명중 6명(65.1%)이었으며, 가장 많이 사용해 본 품목은 의류(37.1%)이고, 잡화(화장품, 귀금속, 신발 등)가 두 번째로 많은 26.8%를 차지했다.
가계 지출 항목으로는 의식주 해결이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2위는 3년 연속 ‘장사 또는 사업 밑천’이고, 3위는 2년 연속 ‘자녀교육’에서 올해 ‘미래 위해 모아둠’으로 변화했다.
탈북자들 중 자녀 사교육 경험 ‘있다’ 고 한 비율은 20.4%였으며 주요 사교육 대상은 ‘음악’(악기, 성악 등)이 46.7%로 1위, 외국어(13.3%)가 2위로 조사됐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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