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상의-현대경제연구원 ‘2014 상반기 기업호감지수’ 발표
-기업호감도 50점 이하로 떨어져…반년 만에 상승세 꺾여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 반기업 정서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내수 경기가 최악인데다가 카드사 정보유출사건과 세월호 사건을 겪으면서 기업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커진데 따른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전국 20세 이상 성인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4년 상반기 기업호감지수 (CFI)’ 결과, 상반기 CFI점수는 100점 만점에 47.1점으로 ‘보통(50점)’ 아래로 떨어졌다고 6일 밝혔다. 지난 해 하반기 51.1점을 기록하며 2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 섰지만 반년 만에 상승세가 꺾였다.
기업호감지수는 국민들이 기업에 대해 호의적으로 느끼는 정도를 지수화한 것으로 100점에 가까우면 호감도가 높은 것이고 0점에 가까우면 낮은 것으로 해석한다.
전반적 호감도는 물론 ▲국가경제 기여 ▲윤리경영 ▲생산성 ▲국제경쟁력 ▲사회공헌 등 5대 요소에서도 모두 지난 해 하반기보다 점수가 하락했다. 전반적 호감도는 49.2점에서 45.5점으로 떨어졌고, 국가경제 기여도는 54.5점→49.6점, 윤리 경영 실천은 25.2점→22.1점, 생산성 향상은 67.8점→61.3점으로 하락했다.
주요 원인은 일단 경기 회복이 신통치 못했기 때문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상반기 경제회복에 대한 높은 기대심리가 충족되지 못했고,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기업 관련 사고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1월 카드사 정보 유출로 국민들의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고, 4월에는 세월호가 침몰한 것을 계기로 일부 여객선사들의 부실한 안전관리가 국민의 공분을 사면서 기업의 윤리ㆍ안전경영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윤리경영 실천은 22.1점으로 5대 요소 중에서도 가장 점수가 낮았다.
실제로 국민들은 기업 호감도가 낮은 이유로 ‘윤리경영 미흡(44.5%)’과 ‘사회적 책임 소홀(22.3%)’을 우선으로 꼽았다. 기업활동의 우선순위를 묻는 질문에서도 ‘부의 사회환원을 통한 사회공헌(48.6%)’라는 응답이 지난 해 하반기 조사(40.9%)보다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은 국가 경제 측면에서 기업의 역할이 무엇보다 크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이런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보고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73%가 우리 경제에 가장 많은 공헌을 하게 되는 주체가 기업이라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지만 현재 국내 반기업정서 수준에 대해서는 ‘높다’는 의견이 62.7%로 절반을 넘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경제력 집중이 완화되지 못하면서 대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떨어진 것도 전체적인 기업호감지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럴 때일수록 기업은 더욱 투명하고 책임있는 경제활동을 통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국민도 기업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는 사회가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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