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삼성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초대형에탄운반선(VLEC) 수주에 성공했다. ▶본지 5월 20일 자 보도 참조
21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 17일 아시아지역 선주로부터 가스운반선 6척을 7407억원에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이 가스운반선은 8만 8000㎥급 선박으로 지금껏 발주된 적이 없는 초대형 에탄 운반선이다. 선가도 척당 1억 2000만 달러에 달한다.
이는 인도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즈(Reliance Industries)가 미국산 에탄 수입을 위해 발주한 선박이다. 릴라이언스는 인도 구자라트 석유화학단지와 잠나가르 정제시설에 에틸렌 부산물 처리 설비를 세우고 있다. 미국에서 대량 에탄을 지속적으로 수입하기 위해 앞으로 냉동저장탱크와 초대형 유조선 접안 시설도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중공업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과 세계 최초 VLEC 수주를 위해 올해 초부터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삼성중공업이 나머지 업체를 제치고 세계 최초의 VLEC을 수주한 것은 지난해 글로벌 오일 메이저 기업인 '로열더치셸'로부터 수주한 세계 최초의 FLNG '프리루드'를 성공적으로 진수한 경력이 경쟁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프리루드FLNG는 길이 488m, 폭 74m, 높이 110m, 중량 약 20만t 규모로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설비라는 기록도 세웠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LNG 운반선에서 보여준 삼성중공업의 풍부한 경험이 LNG-FPSO에 이어 세계 최초 VLEC 수주로 이어졌다"면서 "앞으로 VLEC 시장을 선점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삼성중공업의 최초 수주로 본격적인 VLEC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VLEC는 비슷한 규모의 선박에 비해 선가가 매우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조선 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 따르면 최근 8만 2000㎥급 초대형 유조선(초대형가스선)은 8000만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발 셰일가스 열풍으로 천연가스 생산이 증가하고 에탄 공급도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번 세계 최초의 초대형 유조선 탄생이 얼어붙은 조선시장을 다시 녹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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