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 통과 돼도 원서접수 임박해 실현 불투명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여야 일부 의원들이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을 구제하는 차원에서 '세월호 특별법'에 '대입 특례' 법안을 담아 오는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그 실효성은 의문이다. 유가족들은 대입 특례보다는 가족들의 요구안이 반영된 '세월호 특별법'이 우선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4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 의원으로부터 제출된 세월호 피해 학생의 대입 특례를 담은 법안은 현재까지 모두 4개다. 야당 측에서는 정진후 정의당 의원이 세월호 참사에서 생존한 경기도 안산 단원고 2학년생에 대해 정원 외로 대학에 입학할 수 있도록 하는 안을 냈다.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단원고 3학년생과 희생자의 직계비속 또는 형제·자매인 고등학교 3학년생에 대해 입학정원의 3% 내에서 정원 외로 입학할 수 있게 했다. 전해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단원고에 재학 중인 학생과 희생자의 미성년인 직계비속 또는 형제·자매가 정원 외로 대학에 입학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여당에서는 지난달 20일 김명연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 발의해 국공립대학이 피해학생에 대한 특별전형 확대 등의 노력을 할 경우 국가와 지자체가 필요한 지원을 하도록 했다.
그러나 제출된 법안들 가운데 현 단원고 3학년생 505명을 대상으로 하는 대입 특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다음 달 25일부터 2015학년도 수능 응시원서가 접수되고 9월6일 수시전형 원서접수가 시작돼, 오는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시기적으로 불가능하다.
가까스로 법안이 통과된다고 할지라도 전형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거칠 시간적 여유가 없어 대학이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재 경기도교육청은 가천대, 한양대 안성캠퍼스 등 경기도권 20여개 대학과 단원고 3학년생을 위한 대입 특례 전형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교육부가 이와 관련해 뚜렷한 의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더욱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서울 주요 대학은 이러한 전형을 도입하고 시행하는 데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라 단원고 3학년생이 이 전형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지원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해당 법안을 제출한 야당의원의 한 보좌관은 "이번 본회의 때 대입 특례 법안만 별도로 통과시키는 안을 준비 중이지만 사실상 올해 이를 시행할 대학이 몇이나 될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대입 특례 법안보다 가족들의 요구안이 반영된 '세월호 특별법'이 우선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경근 세월호 유가족 대변인은 "제대로 된 진상규명도 이뤄지지 않았는데 대입 특례가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우리가 제출한 법안에 대입 특례 내용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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