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5일 개최…원화강세에 따른 대책, 선진국 시장 공략 방안 논의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이 전 세계 각국 해외법인장을 불러 모아 다음 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상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한다.
정 회장은 이번 회의에서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원화강세로 수출여건이 나빠진 만큼 환율변동에 따른 대책을 주문하는 한편 미국·유럽 등 올해 들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선진시장에서 주도권을 쥘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오는 14일과 15일 양일간 정 회장 주재로 해외법인장 회의를 갖는다.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회의는 연례행사로 전 세계 흩어진 해외법인장 60여명이 참석해 각 지역별 최근 판매실적과 시장동향, 향후 생산·판매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올해 들어서는 처음 열리는 이번 해외법인장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는 단연 환율이다. 올 상반기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4.8% 정도 평가절상된 상태다. 외환시장은 올 하반기에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세 자리 수로 내려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환율이 10월 떨어지면 손실액이 2000억원 정도 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시장에서 직접 경쟁하는 일본 완성차업체의 경우 아베정권 차원에서 추진하는 양적완화 정책의 가장 큰 수혜를 입고 있다. 지난해와 올 상반기 많은 수익을 올린 일본 완성차업체가 해외 각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현대기아차로서는 시장 확대는커녕 수성도 쉽지 않은 처지에 놓였다.
현대기아차의 올 상반기 해외 판매량은 모두 347만8217대로 전년 동기 대비 5.9% 늘었다. 쉽지 않은 여건에서도 선전한 실적이지만 하반기 들어서도 환율 등 외부환경이 호의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회의에서는 다양한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유럽시장에서 현대차의 회복속도가 다른 브랜드에 비해 더딘 데다,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한 미국 역시 다른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있어 정 회장이 특단의 대책을 주문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일부 해외공장의 경우 가동률을 100% 이상 끌어올렸음에도 현지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는 만큼 현재 추진중인 해외 신규공장 건설도 속도를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중국 충칭에 현대차 4공장, 멕시코에 기아차 신규공장을 짓는 문제를 두고 현지 정부 등과 논의중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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