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상반기 무역수지 따져보니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5대 4'
우리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9개 국가 가운데 올 상반기 무역수지 흑자를 올린 곳은 5개, 적자를 낸 곳은 4개로 집계됐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 FTA 발효국과 경제권 9곳 가운데 아세안, 미국, 싱가포르, 인도, 터키 등 5곳에서는 무역수지 흑자를 낸 반면 유럽연합(EU)와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칠레, 페루 등 4곳에서는 적자를 기록했다. 9개 FTA 발효국ㆍ경제권 전체 무역수지는 318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87% 증가했다.
아세안에 대한 무역수지는 164억9200만달러 흑자를 올렸고 미국 94억5800만달러, 싱가포르 74억1900만달러, 인도 34억1100만달러, 터키 24억7400만달러의 흑자를 달성했다.
미국은 작년 같은 기간 100억달러 흑자에 비해 흑자폭이 줄었지만 아세안과 싱가포르, 인도는 무역수지 흑자가 증가했다. 무선통신기기와 반도체, 선박 등이 주요 수출품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5와 LG전자 G3 등으로 호조를 기록하고 있으며, 14억7000만 달러 규모의 삼성중공업-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해양플랜트도 주요 수출 성과다.
이에 반해 EU와 칠레, 페루는 작년보다 적자가 심화됐다. 작년 상반기 무역수지 25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던 EU는 올 상반기에는 적자가 34억33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33.0%나 늘어났다. EU에 대한 수출은 작년 상반기 226억달러에서 올해 259억달러로 14.1%나 증가했지만 수입 역시 작년보다 13.2% 증가한 293억달러에 달해 무역적자가 발생했다.
포도와 와인으로 친숙한 칠레도 무역적자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10억5500만달러 적자였던 무역수지는 올해 같은 기간에 11억41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칠레에서 동제품이나 동광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데 구리 가격이 크게 올랐고, 포도ㆍ와인과 돼지고기 수입이 10년만에 수입이 금액기준 각각 10배, 3배 가량 증가했다. 칠레는 2004년 우리가 처음으로 FTA를 체결한 국가지만 그동안 무역적자는 꾸준히 이어졌다.
오는 8월 FTA 발효 3주년을 맞는 페루에서도 동광과 천연가스 수입이 늘어나면서 적자를 냈지만 지난해보다 적자폭은 줄었다. 스위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 서유럽 4개국 경제연합체인 EFTA와도 2005년 FTA 체결 이후 적자가 지속됐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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