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윤나영 기자] 정부가 현행 27만원의 휴대폰 보조금 법정 한도액을 가입 요금제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요금 정률제'로 바꿀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낮은 요금제는 보조금을 적게, 높은 요금제는 보조금을 많이 주도록 하는 것이다. 그동안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했던 저가요금제 가입자들도 보조금 지원을 받게 되면서 소비자 간 형평성 논란도 일정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3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주무부처는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 10월 도입에 앞서 이 같은 내용의 단통법 세부 시행령을 확정해 다음 주 중 발표한다.
단통법 시행 이후 요금정률제(요금제에 따른 보조금 비례적용)가 적용되면 소비자들은 자신이 가입한 휴대폰 요금제 수준에 비례해 보조금을 지급받게 된다. 예를 들어 3만~4만원대 요금제는 10만원 선에서, 5만~6만원대 요금제는 20만원 선에서 보조금을 지원받는 식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현재 저가요금제에 가입한 고객들은 보조금 혜택을 거의 못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률제 도입의 취지는 저가요금제에 가입하든 고가요금제에 가입하든 보조금을 그에 비례해 받을 수 있게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요금제 구간을 어떻게 나누고 구간마다 어느 정도의 보조금을 정할지는 시행령에 포함되지 않을 전망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정부에서 비율을 정해줄 수는 없기 때문에 업계의 자율에 맡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에 따라 저가요금제 가입자들이 받는 보조금 수준은 지금보다 낮아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부 관계자는 "0원부터 가이드라인의 범위 내에서 보조금이 결정되기 때문에 저가요금제를 가입한 고객들에게 27만원보다는 낮은 금액이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업계 관계자 역시 "보조금 상한선이 100만원 정도로 정해지지 않는 이상 요금에 비례해 보조금이 책정되는 요금정률제하에서 저가요금제에 27만원보다 많은 보조금이 지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24개월이나 36개월로 사용 기간을 약정해야 할인받는 이통사의 약정할인제도도 폐지될 전망이다. 미래부는 "단통법이 시행되면 단말기 보조금 대신 요금할인을 받는 분리요금제가 시행된다"며 "약정할인에 분리요금제 할인까지 더해지면 요금제가 복잡해지기 때문에 약정할인을 없애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나영 기자 dailybe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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