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혼신의 뜀박질에 앞장서겠다.”
10년여 만에 한국농구연맹(KBL) 지휘봉을 다시 잡은 김영기(78) 총재가 변화를 예고했다. 프로농구의 흥행 저해요소를 타파하고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김 총재는 1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제8대 KBL 총재로 취임식을 가졌다. 3년 임기의 출발선에서 그는 프로농구를 최고의 인기 스포츠로 성장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취임사에서 김 총재는 “저를 이 자리에 다시 불러주신 것은 예전의 인기를 되찾으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 초심의 자세로 기본에 충실하면 KBL이 다시 한 번 우뚝 설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프로농구는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팬들에게 사랑을 받는 종목으로 도약할 수도 있지만 침체를 거듭할 수도 있다”며 “최고 인기 스포츠로의 위상을 되찾기 위한 혼신의 뜀박질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농구 경기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심판 문제에 과감히 칼을 댈 계획이다. 김 총재는 “심판들이 상품의 가치를 떨어뜨렸다. 이제부터 이 문제를 직접 챙기겠다”고 했다. 그는 “이런 식이라면 미국프로농구(NBA)의 마이클 조던과 르브론 제임스가 와도 멋진 장면을 보여주지 못할 것”이라며 “최종 품질 관리자인 심판들이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디오 판독 확대와 같은 강구책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김 총재는 “기계의 힘을 빌려서라도 공정하고 빠른 경기를 해야 한다. 심판들에게 많은 노력을 요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단의 가치를 키우는데도 총력을 기울일 방침. 김 총재는 “더 이상 구단의 가치를 깎아내려서는 안 된다. 감독들이 팬들을 모으고 가치를 키워야 한다”며 “재밌는 경기를 만들어 TV 프라임 시간에 농구 상품이 들어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방송, 신문 관계자들에게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KBL이 시장에서 장사를 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했다.
김 총재는 지난 5월 22일 KBL 임시총회에서 김인규 전 KBS 사장을 제치고 제8대 총재로 선출됐다. 무효표가 나와 다시 진행한 투표에서 여덟 구단의 지지를 받았다. 총재에 오른 건 이번이 두 번째다. 2002년 11월 제3대 총재로 추대돼 2004년 4월까지 프로농구를 이끌었다. 이밖에도 대한체육회 이사, 대한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농구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행정 경력을 쌓았다. 이번 총재직 임기는 2017년 6월 30일까지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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