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하반기 증시에서는 이미 한차례 증시를 휩쓸고 지나간 테마주들의 귀환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상반기 인기를 끌었던 사물인터넷, 3D 프린터 테마주들이 정책 이슈에 따라 다시 반짝하거나 이미 한차례 유행했던 전기차 테마주가 돌아올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인기를 끌었던 테마주는 크게 비트코인, 3D 프린터, 사물인터넷 관련주다. 비트코인주는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하자 관련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작년 말부터 급등해왔다. 대장주인 제이씨현시스템은 자회사가 비트코인 채굴용 메인보드를 개발한 대만 애즈락(ASRock)의 국내 총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올 들어 46.42% 급등했고 이루온(39.26%), SGA(10.55%) 등도 상승했다.
3D 프린터는 올 초 정부가 3D프린터를 2016년까지 전국 3000여개 학교에 보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급등한 사례다. 이에 따라 대장주인 TPC메카트로닉스는 작년 말 6770원에서 지난달 30일 1만250원으로 51.40% 급등했고 스맥은 27.63% 상승했다. 다만 하이비젼시스템은 올 들어 13.66% 하락하는 등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꺼져가는 불씨였던 사물인터넷 테마주는 최근 새로운 이슈를 등에 업고 반등하고 있다. 사물인터넷 테마는 연초 박근혜 대통령이 미래성장동력으로 사물인터넷을 언급하면서 급등했다가 급락했다. 그러나 최근 한국과 유럽연합(EU)이 사물인터넷 분야를 공동 개발한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효성ITX는 올 들어 181.36% 급등했다. 기가레인과 유양디앤유도 각각 113.91%, 122.07% 큰 폭 올랐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증시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이어가면서 기존 테마주가 반짝 급등했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패턴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또 전기차 테마주가 실적 가시화에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의견도 많다.
전기차 테마주는 전기차 배터리 등 부품주로 구성돼 있다. 일진머티리얼즈, 우리산업, 우수AMS, 상신이디피, 뉴인텍 등이 관련주로 꼽힌다.
최현재 동양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증시가 계속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테마는 힘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따라서 기존 테마가 정책 이슈에 따라 돌아가며 반짝할 것이고 실적 가시화가 기대되는 전기차 테마주가 다시 인기를 끌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전기차 테마주의 귀환을 점치는 것은 최근 테슬라와 닛산, BMW가 충전방식을 통일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들 3개 업체는 충전기와 플러그, 전력기준이 달라 호환성이 부족한 것이 전기차 구매를 가로막는 요인이라고 보고 국제 표준을 만들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임상국 현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새로운 테마보다는 글로벌 이슈나 정책에 따라 산발적으로 테마가 움직일 것”이라며 “사물인터넷, 3D 프린터,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 웨어러블(착용 가능한) 디바이스 관련 테마가 돌아가며 나타날 것”이라고 점쳤다. 이어 “수혜 기대감에 테마가 형성됐더라도 다음 분기 실적이 나타나지 않으면 결국 수급이 빠져나가고 주가가 꺾인다”며 “테마주 투자 시엔 실제 관련 사업 수익이 발생하는지 확인을 통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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