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책 표지
나관중의 '삼국지'에는 등장인물이 1000명도 넘는다. 스케일로만 보면 방대한 숫자다. 헌데 모든 인물이 독특한 개성과 방식으로 자신의 욕망을 끊임없이 추구하고 있다. 스토리도 흥미진진하다. 오치규의 저술 "관계에서 밀리지 않는 힘, 삼국지 권력술"은 삼국지속의 영웅들이 권력과 상호관계에 따라 어떤 행동 양식을 보이는 지를 면밀히 분석한 책이다.
인재를 한눈에 알아보고 포섭하는데 능숙한 조조, 때를 기다리며 의리를 중시하는 유비, 간섭하지 않고 신뢰로서 부하들을 다스리는 손권, 의심과 불신의 정치를 한 사마소, 엄격한 법치를 통해 삼국 통일을 꿈꾸는 제갈량 등 삼국지 속 인물들은 각자의 성향과 상황에 따라 자신만의 방식으로 현실을 개척해 나간다.
따라서 이 책은 성공적인 지도자와 부하들의 모습만 뿐만 아니라 성급한 태도와 노련하지 못한 자세로 자신과 나라를 패망으로 이끈 인물들의 모습도 함께 살피고 있다. 고집불통인 손책, 소수의 측근만 챙긴 동탁, 영웅이면서도 오만한 관우 등도 지도자의 자세, 바른 처세술과 태도를 알게 하는 주인공들이다.
저자는 “현실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가장 필요한 두 가지는 사람과 명분”이라고 설파한다. 이어 "삼국지 인물들은 ‘사람’과 ‘명분’을 바탕으로 과감한 결단을 내릴 때와 인내와 관용을 베풀어야 할 때를 정확히 구분해 위기를 타개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나아가 이러한 인물들의 통찰을 통해 급변하는 권력투쟁의 장에서 편협하고 조급한 판단을 자제하고 온전한 판단으로 과오를 범하지 않는 법을 터득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를 ‘권력의지’라 정의한다. 권력의지가 뚜렷해야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냉혹한 현실은 중국의 삼국시대와 오늘날이 다르지 않다. 삼국지 속 주인공들은 약육강식이라는 현실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과감히 권모술수를 활용하고 힘으로 상대방을 제압했다. 조조는 권력을 위해서는 어떤 모략도 서슴지 않았고 자신을 막는 자들을 가차 없이 제거했다. 유비조차도 권력을 위해서라면 누구에게든 눈물을 흘리며 매달렸고 위선자라는 오명조차 두려워하지 않았다. 손권 또한 쥐고 있던 권력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굴욕도 다 참아냈다. 그들은 여러 번 목숨을 잃을 뻔했고 가족들이 죽는 비참한 상황을 경험하기도 했지만 결코 권력의지만은 잃지 않았다.
따라서 저자는 "이전투구를 마다하는 고매한 자는 권력 가까이에 가는 것을 꿈꾸지 말라"고 주장한다. 즉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권력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상대방이 얼마나 나쁜 인물인지 말하며 욕하고, 자신이 얼마나 고매하고 옳은 지를 과시하는 것으로 자족한다면 자신의 좋은 뜻을 실현할 기회조차 얻지 못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오치규 지음/위즈덤하우스 출간/값 1만8000원>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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